사회적 존중과 질타 사이에 놓여있는 서울대병원이 조직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밀 프로젝트를 은밀히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에 따르면, 시계탑 집행부는 국가 최고병원임에도 불구하고 현 위상과 역할에 문제가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집행부는 서울대병원의 10년 미래를 위한 ‘비전 2020’(가칭)을 강력히 추진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의료환경와 사회적 흐름을 리드할 수 있는 병원경영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시계탑은 지난 99년 박용현 전 원장이 선포한 ‘비전 21’이 서울대병원의 분위기 쇄신에 크게 일조했으나 대학병원의 주요역할인 교육과 연구, 진료 중 연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미흡한 성과를 보였다고 분석.
실제로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SCI 논문이 1000편이 넘어서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연구병원임을 과시했으나 인사와 노무, 원무 등 행정현안의 대처미흡과 더불어 진료를 받는데 수 주에서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환자에게 문턱높은 병원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기획조정실장을 팀장으로 비전의 세부 세항 및 실천 강령의 최종안 수립을 위해 맥킨지 등 4~5개의 전문컨설팅 업체에 경영진단을 의뢰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병원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불거진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문제와 서울대병원특별법폐지, 황우석 박사 파동 등으로 곱지 않은 시각이 사회적으로 만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정신적 재무장이 필요하다는 경영자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견해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참모진이 아닌 본인이나 외부의 의견에 의해 성상철 원장이 갑작스럽게 새로운 비전 전략을 세우라는 오더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세부방안에 대한 방향을 설정해 빠르면 10월경 모든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호탕하면서도 꼼꼼한 성격으로 뜨거운 열정과 차가운 이성을 지닌 최고의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는 성상철 원장의 이번 구상은 임기 3년째를 맞아 관조 위주 경영철학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성상철 원장은 오는 26일 오전 6시 50분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제3회 의료산업경쟁력포럼 ‘서울대병원 비전과 특성화 전략’ 강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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