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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G "추진방침만 변경된 것일뿐"

박진규
발행날짜: 2003-10-26 12:53:59

김 장관, 적용질병군 최고 200개까지 확대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은 24일 포괄수가제 전면실시 방침을 수정한 것과 관련해 “적용 대상질병군을 점차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이지 철회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정브리핑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포괄수가제 전면실시보다는 적용 질병군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또 참여 병원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인천 경제특구내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문제와 관련해 “공공의료를 확충해 계층이나 지역 간 의료 이용의 불평등을 최소화한 후에 검토할 문제”라며 “중장기적으로 내국인 이용이 가능하더라도 건강보험 적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해줬다.

외국병원 진출에 대해 김 장관은 “존스 홉킨스 병원의 분원이 들어서는 것은 절대 안된다”며 “내외국 자본이 공동 투자된 동북아중심병원을 건설하고 의료진은 내국인 우수의료인력 활용과 외국 최고기술 의료인을 초빙해 계약제로 고용해 고급의료를 서비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암 발생의 주범인 담뱃값을 인상해 흡연율을 줄이고, 더 걷혀진 담배 부담금은 금연사업과 암센터 건설에 활용할 것”이라며 “이번 국회에서 담뱃값 인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국정브리핑과 김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포괄수가제 전면실시를 수정하고, 시행시기를 미룬 이유가 무엇인가.

-포괄수가제는 질병군이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값을 미리 정하고, 그 값을 의사와 계약하는 것이다. 값이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는 질병이 많으면 많을수록 의보재정이 안정된다.

포괄수가제의 단점은 값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어떤 질병군에 대해 100만원이라는 값이 정해지면 의사들은 진료서비스를 최소화해 이익을 더 남기려 할 것이다. 이럴 경우 의료의 질 저하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의료의 질적 저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7개 질병군을 택한 것이다. 7개 질병군에 대해 시범실시한 결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대통령 선거공약에는 포괄수가제를 확대한다고 돼 있었다. 전면실시가 아니었다. 그런데 정부 측에서 욕심을 내 전면실시해보자고 결정했다. 그래서 전면실시로 입법예고를 하고, 전면실시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들었다.

입법예고 결과 많은 의견들이 수렴됐다. 7개 질병군에 대해 전면실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포괄수가제 적용 질병군을 늘려가고 병원의 참여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이러한 수정에 대해 마치 포괄수가제를 철회한 것처럼 보도하는데 잘못된 것이다. 입법예고는 왜 하는 것인가. 우리 국민에게 정부가 이런 방침을 정했는데 의견을 달라는 뜻 아닌가. 합리적인 의견이 들어오면 수정하는 게 당연하다.

▲시민단체에서는 의료개혁의 의지가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인데.

-사실 지난 5년 동안 국민의 정부는 의약분업 때문에 정권이 흔들릴 정도로 힘들었다. 어떤 개혁을 할 때 개혁은 수정 보완하는 것이지 혁명이 아니다. 포괄수가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적용 질병군을 100~200개로 늘려나가야 하는데 7개 질병군을 가지고 전면실시를 강행하게 되면 차질이 생긴다.

포괄수가제는 의료인들이 실시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의 저항을 받아가면서 밀어붙이는 것이 개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는 반드시 포괄수가제를 할 것이다. 참여정부 5년 동안 포괄수가제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될 정도까지 할 것이라고 약속드린다.

▲입법예고 과정에서 의견수렴이 충분히 되지 않은 것은 아닌가.

-입법예고 과정에서 의견수렴이 충분히 됐다. 특히 대학병원의 경우 포괄수가제를 실시하면 안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학병원은 다양한 약을 쓰고 다양한 시술을 해야 하는 곳이다. 포괄수가제 행위 이상의 어떤 것을 지속적으로 개발을 해야 하는데, 이런 행위를 묶어버리면 문제다. 따라서 대학병원은 오히려 포괄수가제보다는 다른 수가제를 개발해 적용해야 한다.

▲앞으로 포괄수가제를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

-앞으로 포괄수가제를 더 개발하기 위한 기획단을 만들 예정이다. 이 기획단은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우리 상황에 맞게 질병군을 확대해 나가는 작업을 하게 된다.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는 병원도 늘려나가는 노력도 할 것이다.

정부가 결정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시민단체에서는 7개 질병군에 대해 전면실시하지 않은 것이 개혁의 후퇴가 아닌지 걱정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믿어주기 바란다.

▲포괄수가제 시행시 조금 더 질 높은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현재로서는 외국에 가서 진료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 고급진료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충족할 만한 고급 의료서비스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해야 되지 않느냐는 요구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공공의료를 최소한 30%까지 올려놔야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의료보장이 완전히 된 후에 다른 제도를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최저보장을 위한 토대가 약하기 때문에 고급의사를 들여오거나 고급병원을 만들거나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우리 참여정부의 공약 첫번째가 공공의료 30% 확보다. 이것이 전제조건이다.

▲범정부차원에서 경제특구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데, 특구내의 병원과 외국의 의료시설이 들어오면 내국인의 진료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

-우선 경제특구에 외국인이 들어오고 외국자본이 들어오는 것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러나 존스 홉킨스 병원이 들어오는 것은 반대다. 특구내에 존스 홉킨스 병원의 분원이 생기더라도 최고 인력은 오지 않는다. 그 중간급들이 오는데, 우리나라 의사들의 수준은 존스 홉킨스 의료진의 90%에 도달해 있다.

중간급인력이 와서 큰 병원을 짓는 것도 아닌데, 그곳에서 고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겠나. 미국으로 가야 제대로 치료를 받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본이 유출되고 우리나라 의료수준 향상에는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것이다.

현재 법으로는 외국인만 병원을 개설해서 외국인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을 전부 바꿀 것이다. 병원은 외국자본과 우리자본이 같이 투자해서 동북아에서 제일 좋은 ‘동북아중심병원’을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고의 의료진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최고 의료진으로 90%를 채우고 나머지는 각 분야의 세계적으로 진료를 잘하는 의사들을 계약제로 모셔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이 오게 되면 우리 의료진과 같이 진료를 하게 되고, 우리나라 진료의 서비스 질이 높아질 것이다. 고급 의료진이 있으면 동북아 각국의 환자들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오게 된다.

▲경제특구내에서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국내 공공의료가 10% 정도에 불과한 상황에서 의료의 사회안전망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상태로 일부 계층의 내국인에게 고급진료가 제공되는 경우 의료 이용의 계층화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 특구내 병원에서 외국인 의사가 진료를 하게 되면,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에서 논의되고 있는 시장개방 문제를 원천적으로 무의미화 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런 사례가 없다. 외국의사 면허를 일방적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의료 고급화로 의료비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구내 병원과의 연계를 통한 해외이송환자 증가, 건강보험 적용 배제를 통한 고급의료서비스 증가 등으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전체 국민의료비가 증가할 것이다.

▲내국인도 동북아중심병원을 이용할 수 있나.

-이용자는 외국인을 우선으로 하되, 내국인 의료이용은 국내에 공공의료 30% 확충이 달성된 후 검토가 가능하다. 물론 내국인 의료이용이 중장기적으로 허용되는 상황에서도 의료비는 전액 본인부담이며, 건강보험에서는 지불할 수 없다.

건강보험은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낸 사람에게 최저보장을 해주기 위해 보험료를 주는 것이지, 특실에 입원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는 없는 것이다. 특구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특실에 입원하는 것과 똑같다.

자기가 돈을 내서 특실에 입원해 최고의료진의 서비스를 받고 우리 건강보험으로는 일반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을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공공의료와 건강보험을 보장해주고, 더 나은 혜택을 볼 사람들은 특구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동북아중심병원 건설을 위한 외국자본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보나.

-동북아중심병원은 환자들에게 최고의 의료시설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돈이 되는 장사를 하는 동북아중심병원을 만들겠다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 나설 이유가 없다. 존스 홉킨스의 분원보다는 나을 것이다. 국내 자본도 동북아중심병원에 대한 투자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담뱃값은 오르나.

-올라가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제일 우려되는 것이 암이다. 1년에 10만명의 암환자가 새로 생기고, 1년에 6만명이 죽는다. 암 발생의 주범은 담배다. 담배에는 암 발생요인이 50가지가 들어 있다. 담뱃값을 올림으로써 흡연자를 줄이고 암에 걸리는 확률도 줄일 계획이다.

더 걷힌 담배 부담금은 금연을 위한 것에 3000억원을 쓰고, 암센터를 대대적으로 지어서 암은 무료로 치료해 주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암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각오로 하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참여정부 4년 동안 공공의료 확충하고, 암퇴치하고 일석이조다.

▲여성부로 보육문제를 이관했는데, 어떤 판단으로 결정했나.

-여성 취업은 경제성장에 절대적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보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복지부는 보육사업을 추진할 만한 여력이 없다. 지금 추진하는 사업만도 과부하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여성부에 이 사업을 이관하고 예산을 확충해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다.

여성부에서 보육사업을 맡게 되면 집중력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관을 결정했으며, 현재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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