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가 지난 1998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침술 관련 논문을 최근 철회하자 한의학계가 침구경락학 이론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한의학회(회장 김장현)와 대한경락경혈학회(회장 이준무),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엄종회)는 29일 가천의대 조장희 박사의 침술 논문 철회와 관련, 한의학계의 의견을 발표했다.
한의학계는 “이 사건은 개인의 실험적 결과에 근거한 일개 연구논문의 단순 철회라는 의미 이상의 잘못된 영향을 한의학계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과학자의 한사람으로서의 파급효과를 무시한 경솔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또 한의학계는 “수천년을 내려온 한의학의 우수성, 특히 그 중심에 있는 침구경락학 이론의 근본을 충분한 근거 없이 부정하는 행위이며 최근 과학계에 태동하고 있는 한의과학 분야의 발전을 심히 저해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1998년 PNAS 논문내용과 스웨덴 신경학 전문지 ‘Acta Neurologica Scandinavica’ 2006년 6월호에 게제한 논문은 실험내용이 다르며 이번 연구결과가 PNAS 논문 철회의 직접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cta Neurologica Scandinavica’ 논문에서 조 박사는 침을 침점(경혈)이 아닌 부위에 놓았을 때도 통증이 없어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한의학계는 통증과 진통에 관련된 경혈의 특수성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Acta Neurologica Scandinavica 게재 논문)과 시각현상에 대한 경혈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것(PNAS 게재 논문)은 별개의 문제인데 이를 혼동한 채 묶어서 취급했다며 반론을 폈다.
이에 따라 한의학계는 “이번 조장희 박사의 PNAS 논문 철회와 경혈을 부정하는 듯한 내용을 발표한 것은 향후 세계 대체보완의학시장에서 침구경락과학 분야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국내 연구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조장희 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1998년 PNAS에 침술과 침점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 논문을 발표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논문은 눈에 이상이 있을 때 발등 바깥쪽 침점들을 자극하면 뇌의 시각피질이 빛으로 눈을 자극했을 때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기능성 자기공명장치(fMRI)를 이용해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이 연구 논문의 발표는 특정 침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어서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조 박사는 “당시 PNAS에 실린 논문은 특정 침점에 침을 놓아야만 치료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었지만 후속 연구 결과 침점이 아닌 곳에 침을 놓아도 비슷한 치료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논문을 자진 취소했다.
다만 조장희 박사는 이번 논문 취소가 침술의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한의학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할 때 반발이 쉽게 가라앉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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