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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자문의보다 주치의 임상적 소견 존중"

안창욱
발행날짜: 2007-01-13 08:30:22

부산지방법원 판결.."실제 진료한 의사가 치료방법 판단"

산재 요양승인을 하는 근로복지공단의 자문의사보다 환자를 수술한 주치의의 임상적 소견을 우선 존중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방법원은 최근 산업재해를 입은 원고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산업재해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원고 A씨는 지난 99년 업무상 재해를 당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애등급 9등급 판정을 받고 두차례 요양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2005년 1월 모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경우 제4-5요추간에도 척추고정술이 필요할 것이라는 소견을 밝히자 공단에 수술 승인신청을 했다.

그러자 공단은 자기공명영상 및 역동적 사진 등으로 보아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자문의사협의회의 심의결과를 들어 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A씨는 그해 5월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후 대학병원에서 제5요추-제1천추간과 함께 제4-5요추간에도 척추고정술을 받았다.

수술을 담당한 전문의는 제5요추-제1천추간에 대해서만 척추고정술을 시행한 경우에는 이 구간의 척추기능까지 제4-5요추간이 떠맡게 돼 필연적으로 척추불안정증이 심화되고, 증상악화가 수반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소견을 피력했다.

이같은 주치의의 소견에 대해 법원의 촉탁에 따라 원고의 신체감정을 실시한 다른 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주치의의 소견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피고의 자문의는 원고의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소견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상병부위를 촬영한 사진에 대한 판독은 의사들의 의학지식과 임상경험 등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진료기록 및 사진의 판독만으로 사후에 제시된 의사의 소견보다는 실제로 수술을 시행한 의사의 임상적 소견이 더 존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법원은 원고의 주치의가 공신력 있는 대학병원의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척추고정술을 직접 시행하는 동안 제4-5요추간 척추의 상태를 누구보다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진찰해 볼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환자의 적절한 치료방법을 판단할 때 주치의의 임상적 소견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신체감정촉탁의사의 소견을 공단 자문의사협의회나 자문의사의 소견보다 우선적으로 존중해 제4-5요추간에 대해서도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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