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이어 대구시 일부 의사들이 장동익 의협회장 불신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시의사회가 불신임안을 정식 의안으로 채택하진 않았지만 장 회장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대구시의사회(회장 이창) 제27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총회 시작 전부터 일부 의사들이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또한 당초 장동익 회장이 대구시의사회 정기총회에 참석키로 했지만 이승철 부회장이 대신 참석해 축사를 하자 모대의원은 “장 회장에게 보여줄 게 있는데 왜 직접 오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일부 회원들은 장 회장이 총회에 참석할 경우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총회는 2006년도 회무보고에 이어 올해 예산안 및 사업계획 처리 순으로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마지막 순서인 의협 대의원총회에 제출할 의안을 토의안건으로 상정하자 다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권윤정(사진) 대의원은 김광훈 대의원회 의장이 정기총회에 상정된 10개 의안 이외에 긴급 토의안건으로 올릴 게 있는지 묻자 장동익 회장 불신임안을 제안하고 나섰다.

그는 “장 회장은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한의협 엄종희 회장도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만큼 장 회장을 불신임해야 한다”고 불신임안 상정을 요구했다.

장 회장 불신임안 제안에 대해 일부 대의원들이 제청하자 정식 토의안건으로 상정되는 듯했지만 의협 회장 불신임안을 토의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을 두고 적법성 논란이 일면서 제동이 걸렸다.

일부 대의원은 시도의사회에서 의협 회장 불신임안을 상정하는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고, 김 의장을 포함한 일부에서는 긴급토의 안건으로 올릴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하지만 대구시의사회 대의원회는 의협 정관상 의협 회장에 대한 불신임은 선거권이 있는 회원 1/4 이상 또는 재적대의원 1/3 이상의 발의로 성립하기 때문에 시도의사회 안건으로 채택하기 어렵다는 해석에 따라 토의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그러자 권윤정 대의원은 “4월에 열리는 의협 대의원총회에 장 회장을 불신임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의견을 전달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논란 끝에 의협 회장 불신임안은 안건 채택이 무산됐지만 부산시의사회에 이어 대구시의사회에서 이 같은 민초 회원들의 불만이 또다시 표출됨에 따라 장 회장으로서는 적지 않은 상처를 받을 전망이다.

한편 대구시의사회 대의원회는 10억6491만원의 올해 예산을 승인하고, 의협 대의원총회에 △의료법 개악저지 적극대처 △의약분업 재평가 △진료비 심사 개선 △건강보험 수가 적정화 △조세 대책 △의협 회장 간선제 선출 △자율정화 활동 강화 △의료인력 수급 대책 △의료비 소득공제 자료제출 폐지 △외래경증질환자 본인부담금 인상 반대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