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의협회관에서 회장 보궐선거 출마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합동정견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에서 권오주 선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자리는 의협이 처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나선 다섯 분의 소신을 듣는 자리"라며 "앞으로 의사회가 과거와 같은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길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경선 개막전이랄 수 있는 이날 발표회에는 각 후보 측 지지자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이례적으로 서울대 쪽에서 성상철 원장, 박용현 전 원장, 하권익 의대동창회장 등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견발표에서 첫 연사로 나선 경만호 후보는 "의료계 난국을 타개할 인물은 도덕성, 추진력, 회무경험,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의협회장을 위한 정규과정을 거친 사람은 경만호 밖에 없다. 저는 보수와 진보를 모두 포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의협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덕 후보는 "의사의 자율성이 침해 받고 국민의 신뢰를 잃고 무너져가는 조직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통합의 리더십으로 의사들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 상근부회장 출신의 김세곤 후보는 "이순신 장군은 명랑해전에서 12척으로 10배가 넘는 적과 싸워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해전에서는 불세출의 전략가가 필요하고 지금 의협에서는 저와 같은 경륜가가 필요하다"며 "4개 목표와 12개 실천방안으로 이 난국을 헤처나가겠다"고 밝혔다.
동계의료정책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수호 후보는 "투쟁이면 투쟁, 협상이면 협상 등 전략이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며 "회원들에게 자긍심과 생존의 방법을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사회장인 윤창겸 후보는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로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클린 선거를 다짐하고 "영광의 자리에는 비켜서고 고뇌의 자리에는 방패가 되겠다"고 말했다.
의협의 정치권 로비파문과 관련, 후보들은 "의사협회의 구태의연한 시스템과 음성로비의 관행이 결국에는 파국을 몰고 왔다"고 진단하면서 "신뢰회복 노력을 통해 떳떳한 방법으로 로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창겸 후보는 "이번 문제의 본질은 로비 자체가 아니라 올바르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하고 "정치헌금제를 적극 이용하는 등 정정당당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의협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주수호 후보는 "이번 사태는 장동익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의협 내부의 해결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진단하며 "우리 사회에서 의협이 전문가단체로 대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협회의 전문성과 투명성이 인정된다면 사회로부터 진정 존경받을 수 있는 전문가집단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내부혁신을 강조했다.
김세곤 후보는 "의협 위상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 국민, 정부·국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제가 갖고 있는 역량을 총동원해 실추된 의협의 위상을 조기에 회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덕 후보는 "조직을 완전히 뒤집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집행부에 우수한 인력을 대거 영입해 국민과 정치권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고 경만호 후보는 "의사협회의 이름을 공익단체 성격인 의학협회로 바꾸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의협의 구조적 개혁과 대정부 협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후보들은 "공감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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