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는 의사국시 합격률이 9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의학계에 합격률 조절기능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앞으로 의사국시에서 R형(확장결합형) 출제 비중을 20%까지 늘릴 방침이다.
국시원 김문식 원장은 31일 한국의학교육학회와 한국의대학장협의회, 대한의학회가 공동주최한 의학교육학술대회에서 연자로 나와 "앞으로 의사국시 합격률이 90%를 넘지 않게 조절할 생각"이라면서 "앞으로 학장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언급했다.
또 2008년도 의사국시에서 R형 출제 문항을 2007년도 38개에서 44개로 늘려 변별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2007년도 국시에서 문제은행(족보)에서 약간 변형해 출제한 결과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수험생 상당수가 틀렸다"면서 "의대생들이 국시에 대비할 때 족보 1만개를 외우는 것보다 3천개라도 제대로 풀어놓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국시원 의사국가시험위원장인 정명현(연세의대, 한국의학교육학회 회장) 교수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합격률이 90%를 넘지 않는 게 합리적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복지부가 의학계에 조절기능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명현 교수는 "우리나라 의사국시는 절대평가를 통해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시키지만 불합리하다"면서 "의학계에 합격률 조절기능을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수용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이 절대평가를 하고 있지만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기 이전에 의료계에 조절기능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합격률이 100%일 경우 이런 조절기능을 통해 낮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특정 문항을 수험생 전원이 맞췄다면 이 문항을 배점에서 제외해 합격률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의사국시 합격률을 88.5% 수준으로 고정하고 있으며, 우리도 그 정도 수준을 유지하는 게 합당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와 함께 정 교수는 "앞으로 의사국시에서 K형을 R형으로 대체해 K형 비중을 20%까지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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