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전국약사대회에서 정동영 후보와 이명박 후보 등 각 당의 대선후보들은 성분명 처방과 일반약 수퍼판매 등 현안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직접적인 표현을 삼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약사회는 이번 대회 슬로건으로 ‘국민과 함께 건강한 세상을’로 정하고 정치적 목적이 아닌 약사들의 단합과 화합의 마당임을 강조했으나 참가자들은 대선후보들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내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당초, 약사회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2명만을 초청해 단상에 올리려 했으나 이인제, 문국현, 이회장 후보 등도 뒤늦게 연락을 취하며 의전에 상관없이 약사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측은 본 행사 직전 참가의사를 표명한 이회창 후보 등 각 대선후보의 참가를 잇따라 기자석에 알리며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정동영 “성분명 폭발력 잘 안다”
이들 후보들은 성분명 처방과 일반약 수퍼판매 문제가 약사의 민심잡기에 직결돼 있다는 점을 인지했으나 결정적인 발언은 비껴가는 노련미(?)를 과시했다.
정동영 후보는 “성분명과 OTC 수퍼판매가 지닌 폭발력과 휘발성을 잘 안다”고 전제하고 “특히 의사와 약사간 충동을 보이는 성분명 처방은 국민의 입장을 존중해 바람직하다면 해나겠다”며 확대실시를 바란 약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도 약국 재고처리와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포문을 열면서 참가약사의 열띤 호응을 받았으나, 시범사업에 머문 참여정부 무능함을 부각시켜 전면실시를 간접적으로 시사했을 뿐 직설적인 발언은 사실상 기피했다.
반면,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의사친구들과 성분명 문제로 논쟁을 벌였다는 후일담을 전하면서 “성분명은 약사가 진짜 전문가”라며 “성분명에 따라 약사들이 환자에게 적합한 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성분명 처방 확대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해 취약한 지지기반 확대를 위한 약심잡기에 몰두했다.
정동영 후보와 이명박 후보가 약사회가 요구한 성분명 처방 전면실시를 비껴간 것은 의료계와의 충돌문제도 있지만 국민건강 담보를 확언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참석약사 "명쾌한 입장 표명 어려운게 당연“
그동안 의료계는 성분명 처방의 전제조건으로 복제약의 약효동등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생동성에 대한 신뢰를 강조해왔다.
의약품의 생동성에 대해서는 약사들도 확언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제약사에 대한 생동성 불신이 가라앉기 전에는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약사대회에 참가한 A시 약사회장도 “정동영 후보와 이회장 후보가 약사들이 바라는 것을 몰라서 얘기를 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성분명 처방은 워낙 민감한 사항인 만큼 명쾌한 입장을 표명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약사회 원희목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1만 6000여명이 집결한 이날 행사가 전국 약사의 세 과시와 단합을 이끌어냈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내심 기대한 거대 여야 대선후보의 립 서비스조차 함량미달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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