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와 의약품도매협회는 31일 ‘의약품 저가구매 요양기관에 대한 장려비 지급 제도에 대한 우리의 입장’ 성명서를 통해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는 약의 오남용을 줄인다는 의약분업 정신을 정면으로 뒤집는 제도”라고 밝혔다.
앞서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법안 심의에서 상한금액보다 저가로 의약품을 구매할 경우 해당 요양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저가구매제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가결했다.
제약계는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우월적 지위에 있는 요양기관이 의약품 유통을 통해 경제적 이윤을 극대화시켜 품질보다 약가마진이 큰 의약품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요양기관의 약가마진을 인정하지 않고 약의 사용량도 증가시켜 남용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제약계는 이어 “저가구매제는 내부적으로 제약사와 도매업소의 가격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이는 약업계와 의료기관이 내부거래를 통해 저가구매를 대신할 음성적 뒷거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제약협회측은 “의료기관이 구입한 가격대로 청구 상환해야 그 실익이 고스란히 소비자와 보험자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전제하고 “해야 할 일은 아니하고 의료기관에게 특혜를 부여한 정책은 비도덕적 방법”이라며 당근책에 불과한 저가구매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따라서 “득보다 실이 많은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건보재정과 약업계의 공동 발전을 위한 의약품 사용량 관리정책 등 현실적 정책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약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약가제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 및 대안 개발을 요구한다”면서 “정권교체기에 과거 정부에서 도입 시행하려는 정책을 수정없이 그대로 이어받는 문제는 신중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인센티브에 매력을 느낄지 모르나 결국 약가 인하로 인한 일시적인 당근책에 불과하다”면서 “의약품 유통을 바로잡고자 하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 될 것”이라며 답답함을 피력했다.
현재 제약협회는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실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저가구매제 관련 법안 저지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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