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 대학병원 보직자들이 분만실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현실이다”
한림의대 이근영(산부인과학교실) 교수는 2일 산부인과학회 심포지엄에서 산부인과가 처한 단적인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교수는 ‘건강보험의 현주소’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산부인과 행위는 대부분 기존 수가가 저평가 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행위에 비해 인정되는 행위가 너무 적은 반면 새롭게 등재된 게 거의 없어 수가가 적게 책정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분만실은 많은 인원을 투여해야 하고, 넓은 평수를 가지고 있지만 가동률이 떨어지고, 분만 저수가, 저출산율, 고위험 의료분쟁 등으로 평당 원가 대비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분만실은 병원에서 없어져야 할 1순위”라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유수 대학병원 보직자들이 분만실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현실이며, 많은 중소병원에서 분만실을 폐쇄하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산부인과 수가는 선진국이나 국내 다른 진료과와 비교할 때 아주 저평가돼 있고, 상담 및 교육 수가를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상대가치 전면개정과 관련, 이 교수는 점수를 산출할 때 진료과별 총 파이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의사업무량을 계산하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며, 이로 인해 기존의 상대가치 총점이 저평가된 진료과가 계속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각각의 행위별 원가를 산출해 상대가치를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근영 교수는 산전초음파검사 급여화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이 교수는 “현재 초음파 수가계산의 원칙은 일반 의원에서 행하는 장비, 시간 등을 표준으로 해 정부 주도로 강제집행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결국 의료질 하향 평준화를 재촉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이 교수는 정부가 산부인과학회가 원가 분석 자료를 제출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공단에서 의원 2곳, 병원 1곳을 암행실사해 터무니 없이 산출했다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교수는 “앞으로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산부인과 수가가 책정돼 우수한 전공의가 몰려오고, 산부인과에서 진료받는 여성들이 만족해하고, 산부인과 의사들도 자부심을 갖고 진료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길 간절하게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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