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에서 얻은 결론은 확대실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동료의사들에게 미안합니다.”
국립의료원 강재규 원장(사진)은 1일 오후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성분명 시범사업을 실시한 기관장으로서의 솔직한 심정을 이같이 밝히고 사실상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피력했다.
지난해 9월 17일 시작해 지난 6월 30일 종료된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은 전문의약품 5개와 일반의약품 15개 등 32개 품목을 대상으로 약 10개월(9개월 13일)간 실시됐다.
강재규 원장은 “그동안 동료의사들의 비판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담담히 받아들인다”고 말하고 “국가기관인 의료원의 특성상 정부에서 결정된 사항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며 의료계의 화살을 겸허히 수용했다.
강 원장은 이어 “의료의 주체는 의사라는 점에서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해 의사와 환자에게 득이 될 수 없는 정책임을 실감했다”며 “아무리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강조한다고해도 의사와 환자가 신뢰할 수 없는 성분명은 반대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성분명 확대가 불가함을 내비쳤다.
사업초기 의료계에서 제기된 원장직 사퇴와 관련, 그는 “공무원이 아닌 폴리페서(Polifessor)였다면 당연히 사표를 냈겠지만 정책수행 기관장으로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성분명 문제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동료의사들에게 미안하다”며 사업초기 정부 및 의료원과 격한 대립을 보인 의료계의 입장을 수긍했다.
시범기간 동안 성분명 처방률은 초기 20%대에서 시작해 중간 50%를 넘는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5월 이후 40%에서 6월 30%로 감소해 10개월 평균 38~39%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규 원장은 “성분명을 확대한다면 의사의 전문성 훼손과 더불어 약가마진에 따른 약사들의 잦은 약제변경으로 환자의 건강권과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면서 “일례로, 고지혈증제 ‘리피토’를 성분명으로 한다면 130개가 넘는 제네릭을 어떻게 믿고 누가 책임지겠느냐”며 성분명 확대의 무모성을 분명히 했다.
"표 의식한 정책결정 문제점 인식해야“
강 원장은 “시범사업의 후속조치는 복지부가 결정할 사항이나 성분명이 도입되면 제2의 의약분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약제비 감소라는 단순한 의미의 편향된 시각이 아닌 현실에 맞춰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표를 의식해 결정한 정책이 얼마나 큰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지 정치인들이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의사와 약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길을 찾아야 국내 제약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약사의 표를 의식한 노무현 정부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촉발된 성분명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강재규 원장은 끝으로 “어려운 정책과제를 잘 따라준 의료원 의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동료의사에게는 소통이 부족한 상태에서 상처를 준 부분에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고 “공무원이자 의사로서 정책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양해해주기를 바란다”며 국립기관장으로서 느낀 한계와 사과의 뜻을 거듭 밝혔다.
국립의료원은 1일부로 성분명 처방의 전산입력 코드를 폐쇄한 상태로 모든 약제 처방이 예전과 같은 상품명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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