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관리서비스 사업을 민간에 개방할 경우, 국민건강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복지부의 후원으로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건강관리서비스의 필요성과 외국의 현황'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국민 10명 중 8명 "건강관리서비스 기관, 병·의원이 가장 좋아"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진흥원 이상구 연구원은 복지부에서 연구용역을 의뢰한 '건강관리서비스 국민수요조사' 결과를 인용, "건강관리서비스에는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상당수는 이미 어떤 형태로든지 '건강관리서비스'를 매우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연령대에서 과반수 이상이 현재 건강관리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
다만 건강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비용은 월 4만원 이하를 지출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83%에 달해, 서비스 요구도나 이용도에 비해 지불의사는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구 연구원은 "본인부담금이 월 10만원 수준에 이를 경우 가구별 월 소득이 50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그 중 20%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현재 상태에서 민간시장에 건강서비스 공급을 방치할 경우 저소득층과 다수의 중산층이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건강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본인부담이 4만원 이하가 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지원제도가 필요하다"면서 "결국 가격접근성 측면에서도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건강관리를 위해 이용하고 있는 기관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86.1%가 병·의원 등 의료기관이라고 답해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또 건강서비스를 이용하기 가장 적정하고 편리한 기관, 가장 믿음이 가는 기관을 묻는 질문에서도 의료기관이 74.2%, 83.1%으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 연구원은 "건강관리서비스 기관에 대한 선호도와 신뢰도 조사결과 의료기관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면서 "이는 향후 건강관리서비스 사업 시행시 의료기관의 협조가 필수적이며, 의료기관들의 참여가 없을 경우 국민들의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의미"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건강관리 산업화' 정책 맹비난
한편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는 "경제부처의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정책은 한마디로 건강관리서비스의 민영화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민간보험사 등 민간영리기관이 건강서비스업을 하게 된다면 개인 건강정보의 유출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또 의료비 증가와 함께 소득계층에 따른 건강불평등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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