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직을 떠나 개원가에서 살고 있는 노년의 의사가 후배들을 위한 삶의 지혜를 책으로 발간해 화제이다.
관악이비인후과 최종욱 원장(사진, 전 고려의대 교수)은 7일 자서전 형식의 수필집 ‘지뢰밭으로 걸어가라’(도서출판 소금나무)를 발간했다.
최종욱 원장은 후학에게 당부하는 글인 ‘미쳐야 행복해진다’(8장)를 통해 “단지 머리가 좋고 의대라는 선택받은 학교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면서 “지금까지 모든 것을 주변에서 도와줬지만 이제부터 혼자서 해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젊은 의사들의 ‘홀로서기’를 언급했다.
최 원장은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실수란 어떤 경우에도 용납이 안 된다. 최고는 못 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환자에게 감동을 안겨줘야 한다”며 “부모와 처가, 그들이 소속된 직장에 자신의 일신을 의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일례로, “소위 말하는 초일류 병원에 근무한다고 해서 교만해선 안된다. 초일류 병원은 제도와 시스템, 건물만 좋다 뿐이지 의사들의 본분인 인술을 베풀기는 어렵다”고 전하고 “소속된 병원이 비록 시골의 초라한 병원일지라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에 감동하고 직장을 변화,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주위 환경에 국한된 자만심을 꼬집었다.
이어 “비록 의료 환경은 열악하지만 환경 탓만 하지 말고 선진국의 의료기술과 자신의 실력을 비교하고 갈고 닦아야 한다”며 “일한 만큼의 대가와 보상을 바라기보다 병원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생각해야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더욱 황폐해지고 있는 의사들의 ‘개인주의’도 지적했다.
그는 “의사들은 다들 잘나서 그런지 몰라도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며 이기적인 경향이 많다”고 말하고 “선·후배, 동료들과 서로 의지·협력하고 동참하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라는 ‘1인1기’ 무기를 가져야 한다”며 술기에 입각한 동료와의 상생관계를 강조했다.
최종욱 원장은 특히 선배의사에 대한 후배들의 무조건적인 비판을 경계했다.
최 원장은 “선배들이 부담스런 일을 시키더라도 거절하지 말고 지시한 사항을 시행해보도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아 과감하게 선생을 깨우쳐야 한다”며 “의료계에 몸담고 있는 선생들은 한길만을 달려온 사람들로 가족을 등한시하고 사회에 동참할 줄도 모른 채 오직 전문분야의 외길을 걸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의학도는 뜨거운 피와 열정, 야망이 있고 새로운 지식의 습득과 응용능력이 빠르다”고 언급하고 “선생들이 비록 가르치는 방식과 방법이 어둔할지라도 어떤 형식으로든 문제를 제기하거나 지적하면 그것을 빠르게 이해하고 감지할 것”이라며 스승에게 맹종하는 의학도가 아닌 가르치고 일깨울 것을 조언했다.
최 원장은 “내·외·산·소 등 기존 26개 전공의 영역이 무너지고 미용성형과 물리치료, 감기 밖에 남지 않을 것 같다”면서 “저수가 체제 아래서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해 답답할 수도 있지만 과감하게 도전하면 지뢰밭을 옥토로 일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돈을 쫓고 있는 세태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피력했다.
최종욱 원장은 끝으로 ‘글을 마치며’에서 “미치도록 앞만 보고 달려왔고 숲보다 나무만 보고 일해 왔는지 모르지만 그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말하고 “대학을 나와 심한 좌절에 빠졌을 때 개원을 한 이후에도 기대를 버리지 않은 많은 분들에게 더 모질고 강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제2인생을 개척하는 자신의 모습을 가감없이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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