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의무 위반여부를 둘러싼 의료분쟁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의사들이 진료시 환자들에게 충분한 경우, 이를 수가를 통해 보상해주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전현희(민주당) 의원은 21일 심평원 국정감사에서 "의사 1인이 진료하는 환자 수가 과도해 환자 개개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면서 "요양급여 차등지급 등 규제정책만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수가 인센티브 지급 등 장려정책도 병행 시행해 실효성을 갖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전 의원은 먼저 현 체제로는 의사들이 진료시 충실히 설명해야 한다는 '유인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환자들이 너무 많은데다, 환자를 많이 볼 수록 이익이 되는 행위별 수가제가 맞물려 있어 의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
실제 심평원이 전현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의사 1인당 하루평균 진료환자 수가 △이비인후과 79.8인 △정형외과 75.4인 △신경외과 65.4인 △소아청소년과 65.1인 △내과 60.8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는 이 같은 부작용을 막겠다는 취지로 '차등수가제'를 시행해 왔으나 그 또한 역부족이라는 지적. 진료를 많이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이익을 보게 되는 현행 행위별 수가제와 근본적으로 모순이 발생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의사의 충분한 설명을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전 의원은 "과다한 환자진료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본인의 질병 상태에 대해 의사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현희 의원은 이 같은 문제가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진료환경에 대한 정비없이 손해배상 책임만 지우는' 불합리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최근 판례는 의사의 설명의무와 관련해,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 할지라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나쁜 결과까지 모두 포함해 환자에게 폭넓게 설명하라고 판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가 시술과정상 잘못이 없었더라도 설명의무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는 등 의사의 설명의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의사들 입장에서는 환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진료환경은 만들어 주지 않은 채, 단지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하여 손해배상 책임만을 지게 한다는 불만만 키워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의사 설명의무와 관련해 정부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 의원의 주장.
전 의원은 "현행 요양급여기준 상으로는 설명 유무와 관계없이 치료 행위 자체에만 요양급여가 지급되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을 하기 위해 진료 수를 줄인 의사는 그렇지 않은 의사에 비해 비용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의사의 설명은 환자에게 있어 자신의 몸 상태를 알거나 향후 수술 등을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필수 행위"라며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만큼 인센티브 지급 등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며, 심평원은 의사의 충분한 설명에 대해 수가를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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