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응급센터 분위기와 어울리게 강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환자를 보살피는 건장한 청년 간호사 박재형(31)씨가 그 주인공.
박재형 간호사는 “아직 남자간호사가 보편화되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기해하고 항상 주목을 받는다”고 말한다.
간호사는 여성이라는 편견이 있는 가운데 아직 우리사회에서 남성 간호사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박 간호사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환자들에게 가끔 의사로 불려진다. 그래서 자신은 의사가 아니고 간호사라고 소개하면 어떤 환자는 “농담도 잘 한다”며 “남자 간호사가 어디 있냐”며 오히려 반박한다고 한다.
“이러한 편견의 벽에 부딪힐 때 어떤 좌절감 같은 걸 느끼기도 해요. 성역을 허물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니란 것을 절감합니다”
하지만 박 간호사는 모든 면이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한다. 간혹 어떤 환자들은 “남성간호사가 필요한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좋은 선택을 했다”고 격려해 주기도 한다고.
“가급적 부담을 안 갖으려고 노력합니다. 튀기보다는 뒤에서 밀어주는 간호사가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은 혼자지만 앞으로 남성간호사가 많아질 거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가면 갈수록 성별로 인한 직업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는데 간호 분야도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비록 지금은 소수지만 이미 10년전에 ‘남자간호사회’가 조직돼 발전적인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다. 전국에서 남자 간호사로 활동하는 이는 약 600여명 정도.
이에 박재형 간호사도 남성으로서 간호 분야를 개척해 나갈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아직 새내기 간호사로 남자의 특이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어딘가에 제가 꼭 필요한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은 남자간호사를 꿈꾸며 간호학에 매진하고 있을 남자 후배들이 멋진 간호사로서 꿈을 펼칠 수 있는 터전을 닦아 놓는 것입니다.”
또한 박 간호사 “간호의 영역을 좀더 확대해서 환자들에게 양질의 전인간호를 베풀 수 있는 길이 만들고 싶다”며 “여성의 부드러움과 세심함, 남성의 힘과 포용력이 조화를 이룬다면 간호의 길이 밝아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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