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과는 억울하다. 큰 맘 먹고 이름을 바꿨는데, 호적은 1년이 넘도록 '진단방사선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영상의학과 개명을 반대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관련 법안이 늘 다른 현안에 밀려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열린우리당 유필우 의원은 진단방사선과와 소아과를 호적상 '영상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로 바꾸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개정안에 논란이 예상된 '비의료인 의료자격신설·교육금지' 법안을 포함해 결국 제출조차 하지 못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내과학회가 영역침범 등을 이유로 소아과의 '소아청소년과' 개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 밝힘에 따라, 소아과와 함께 법 개정을 준비중이던 영상의학과의 개명작업까지 역시 제동이 걸렸다.
이 때문에 영상의학과의 개명 관련 법 제출이 동시에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영상의학과는 대외 활동시에는 바뀐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병원에서는 '진단방사선과'를 그대로 사용하는 등 혼용하고 있어 국민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또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혹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기 위한 개명작업이 '세월아 내월아' 하면서 당초의 목적이 퇴색되는 느낌이다. 호적이 그대론데 다른 사업을 활발히 펼칠 수는 없지 않은가?.
정형근 의원에 의해 다시금 영상의학과의 '호적 바꾸기' 법개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번에는 가급적 빨리 결론이 내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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