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 100세 시대, 세계 최고의 속도로 달리는 고령화의 늪, 저출산, 고금리와의 이별, 마지막으로 오륙도(56세까지 직장을 다니면 도둑), 사오정(45세 정년), 삼팔선(38세는 선택)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낸 조기퇴직 바람은 우리에게 노후에 대한 불안감과 은퇴준비의 시급함을 대변하고 있으며, 특히 40대에게는 더 이상 지켜보기만 할 수 없는 불안 요소가 되었다.
최근 이런 사회적인 추세를 반영하듯 각 금융사들이 퇴직연금을 비롯해 55세에서 65세를 퇴직시기로 보는 연금 상품들을 내놓고 있고, 퇴직설계 또는 은퇴설계란 프로그램으로 개인들에게 은퇴 후의 삶을 경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수치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은퇴퇴직 후 연금을 설계하는 기준이 단지 노년을 일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비용을 측정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어떻게 보면 금융기관들의 연금상품이나 퇴직·은퇴설계프로그램이 우리를 적당한 시기에 준비되지 않은 퇴직을 강요하고, 그 결과 우리를 사회에서 격리되는 노인문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40대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하프타팀’의 시기이다. 하프타임을 통해 전반전에 저지른 실수를 되짚어 보고 새기술을 연마한 사람은 후반전(퇴직후 노년)에 역전을 노려 볼 수 있듯이, 그만큼 중요한 시기이다.
이런 시기에 소득감소만을 고려해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자전거 앞바퀴만을 가지고 도로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은퇴 후의 삶의 질은 금전적인 부분만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도 중요한 요소이면서, 아름다운 노후를 위한 뒷바퀴의 추진력과 같은 부분이다.
막연히 은퇴준비를 위해 생활비를 위한 금전적인 고민만을 할 것이 아니라, 청장년기에 이루지 못한 자아성취에 대한 계획이나, 새로운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아름다운 노후를 위해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더불어 제2의 인생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자기계발이나 기타 준비해야 할 요소들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따른 비용 등을 은퇴 후 단순생활비 설계에서 그치지 않고 별도의 항목으로 분리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40대의 합리적인 은퇴설계는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한 자금설계만이 아닌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제2의 인생설계와 그에 필요한 자금 설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일찍이 공자는 40세를 불혹의 시기라 했다. 어떤 미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가 40세인 것이다.
이제 나이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청년기를 선망하는 의식을 버리고 20여 년 전 사회에 발을 들여놓고 민주화를 위해 그리고 이 시대에 경제 주역으로 삶을 살아왔던 40대들의 노후가 예전의 열정 그대로 더욱 멋지게 빛을 바래도록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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