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주최로 10일 열린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 지정토론에서 참석자들은 현행 건보법의 한계와 문제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실적인 법 조항 마련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기했다.
앞서 주제발표 연자들은 건보법 개정 기초안 발표를 통해 건정심의 권한 축소와 위원 구성 변경 및 당연지정제 계약제로 전환 등 현행 건보법을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이유와 내용을 설명했다.
이날 지정토론에서 이준석 변호사(법무법인 청담)는 기초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을 통해 “건정심의를 ‘심의·의결’에서 ‘조정·중재’로 문구를 개정했으나 실질적으로 그 효과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면서 “건정심의에서 조정을 한다하더라도 결국 조정이 결렬되면 다른 대안이 없어 누군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중립적인 인사가 선정될 수 있도록 하고 조정 중재시 양 당사자의 출석과 의견청취 절차를 명문화 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건정심 명칭을 ‘건강보험정책심의및조정중재위위원회’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언했다.
당연지정제 폐지와 관련, 그는 “당연지정제를 부정하는 조항 신설은 보건의료체계와 사회복지정책의 근간을 뒤흔들 파급효과가 있어 심층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전하고 “이미 헌재에서도 합헌 결정을 한 사실이 있는 바 다른 불합리한 조항의 개선을 선행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수용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당연지정제 폐지 비현실적…구상권 조항 삭제 필요”
산개협 최광은 법제이사는 “건보법 제53조에 명시된 구상권 조항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산부인과의 의료분쟁이나 의료사고로 인한 손실 외에 이중적인 추가 경제적 손실을 강요하는 부당한 건보공단의 자의적 법률해석과 월권행위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구상권 조항 삭제의 근거를 설명했다.
산개협에 따르면, 의료사고로 인한 구상금을 징수하는 건수가 98년 2건에서 2000년 79건, 2002년 422건, 2008년 484건 등 무려 240배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협 정승진 회장도 “기초안에 포함된 당연지정제 폐지와 계약제 전환은 의료의 근간을 바꾼다는 점에서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하고 “왜곡된 의료현실을 바로잡아 소비자의 욕구와 국가경제 발전에도 이바지 할 수 있는 방안임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며 의료계 주도 기초안의 정당성 마련을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 중견인사는 “건보법의 문제점은 수 년 전부터 제기된 사항으로 의사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라면서 “문제는 의료계 자체법안의 입법화가 가능하냐는 것으로 공청회에서 개정된 조항을 대정부 로비를 통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건보법 입법화가 쉽지 않은 현안임을 내비쳤다.
의협은 이날 공청회 결과를 직역별 법제이사 연석회의에서 추가 논의하고 차기 집행부의 입법화를 위한 최종 개정안 마련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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