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심평원 직원이 백혈병 환자에게 자신의 골수를 기증,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심평원 심사실의 임은옥 대리(여·34세). 임 대리는 지난해말 서울의 한 병원에서 골수기증을 위한 수술을 받았다.
임은옥 대리는 간호사 출신으로, 백혈병 환자들이 골수 기증자가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지난 2005년 여동생과 함께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골수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그로부터 3년. 협회로부터 조직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이 왔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남편과 가족들을 설득, 골수기증 수술을 받았다.
'나누는 삶'. 막연히 꿈꾸어볼 수는 있으나 실천에 옮기기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녀는 "할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동생과 함께 골수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일도, 조직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골수기증을 하게 된 것도 그녀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기 때문.
실제 그녀는 남모르는(?)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2년 병원 재직 중 돌연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원에 지원해 2년동안 필리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했고, 2005년에는 쓰나미로 폐허가 된 인도네시아에도 다녀왔다.
그 후 1년은 캄보디아에서 현지조사활동을 벌였고, 2007년 지금의 심평원에 둥지를 틀었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께서 조그마한 것도 이웃들과 나누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거창하게 누구를 돕는다거나 희생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그저 그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편안했다."
오히려 골수기증 사실이 화제가 되면서 지난 연말 '선행상'을 받은 일이나, 3.1절 타종식에 초청돼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올림픽금메달리스트인 최민호 선수, 배우 이보영씨 등 유명인사들과 함께 보신각에 올랐던 일이 그에게는 더욱 놀랍고도 생소한 경험이었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웃음). 자고 일어나 보니 세상이 달라져 있더라는 말처럼 갑작스러운 주변의 관심에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녀는 장기기증이 우리사회에도 하나의 문화로서 정착되었으면 한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이식을 계기로 장기기증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점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이 같은 나눔의 문화가 사회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지만, 가슴속에 누구보다도 큰 용기를 품은 그녀. 그녀의 '작은' 실천이 장기기증 문화를 확산시키는 커다란 울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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