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병상 규모의 서울성모병원이 23일 돛을 올리면서 도곡동의 강남세브란스, 일원동의 삼성의료원, 반포동의 서울성모병원 등 3개 대형병원간의 강남벌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장비, 의료진을 자랑하는 이들 3개 병원은 각자의 특성을 앞세운 특화전략으로 자존심과 실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첫번째 전투는 암전쟁…서곡은 울렸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국내 병원계의 현실을 증명하듯 이들간의 전쟁은 암센터로 시작됐다. 우선 암환자를 잡는 것이 병원의 우수성을 입증하는데 가장 좋은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암전쟁에서 한발 앞서있는 곳은 삼성의료원이다. 삼성의료원은 지난해 1월 아시아 최대규모의 삼성암센터를 건립한 이래 불과 1년만에 암 수술건수가 2배로 증가하며 초고속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특히 수술실을 20개나 열고 수술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환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어 연착륙 단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병원명칭까지 '강남'으로 변경하며 강남권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추격도 거세다.
갑상선암과 유방암을 중심으로 의료진과 조직을 대폭 보강해 암 전문병원을 성장시키고 있는 것.
삼성의료원
특히 국내 최대규모의 방사선동위원소치료실을 구축하고 갑상선암의 권위자로 이름을 날린 박정수 교수를 주축으로 환자몰이에 나서고 있다.
서울성모병원도 새병원 병상의 절반을 뚝 떼어 암병원을 만들 정도로 암센터에 올인을 하고 있다.
우선 암 치료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뉴욕의대 전후근 교수를 암병원장으로 영입했으며 메로리얼 슬로안 케터링 암센터와 제휴를 통해 선진화된 암 치료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울러 위암, 대장암 등 10개 질환별 협진팀을 구성해 통합진료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에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비장의 특화전략으로 승부수
이들의 승부수는 암센터뿐만이 아니다. 각자의 특성에 맞는 특화센터를 구상하며 회심의 한방을 노리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의 승부수는 BMT센터와 안센터다. 지난 1983년 국내 최초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 이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진료기록을 지닌 BMT센터를 통해 아시아 뿐아닌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발돋음 하겠다는 것이 서울성모병원의 복안이다.
서울성모병원
안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성모병원이라는 브랜드에서 가장 큰 가치를 지닌 안센터를 더욱 고급화, 전문화시켜 고개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는 척추센터를 특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때 병원 수입의 40%를 점유할 만큼 과거 영동세브란스병원의 구심점이었던 척추센터를 더욱 확장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전략이다.
또한 척추센터를 척추신경외과와 척추정형외과로 분리해 세분화를 이루고 밸릿주차 서비스와 정시진료제를 도입, 명품진료를 시행하며 환자만족도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삼성의료원은 미국 4대 주요병원 중 하나인 메이요클리닉과 손잡고 추진중인 아시아 최초의 심장혈관 Imaging Center, 즉 공동심혈관센터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8월경 오픈하는 공동심혈관센터는 메이요클리닉에서 현직교수로 활동중인 세계적인 권위자 오재형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영상진단센터(CVIC)는 심장초음파와 MRI, CT 등 영상검사장비를 한 공간에 구축, 다양한 심장혈관 영상진단기술의 융합을 통해 심장질환에 대한 새 지평을 연다는 목표를 세우고 막판 준비에 한창이다.
병원계 한 관계자는 "강남권 내에 3개 대형병원이 잇따라 규모경쟁을 펼치면서 패권싸움이 펼쳐지고 있다"며 "사실상 강남권 환자가 아닌 전국 패권을 잡기 위한 전초전이 아니겠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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