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성심병원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기능을 병원 전자처방전달시스템에 접목, 초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치료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주목받고 있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를 앓아온 이영환(남, 55) 씨. 그는 최근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다가 쓰러져 30분 만에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 도착 시각은 오후 ‘7시 50분’. 의료진은 이 씨의 혈압과 호흡, 의식 상태를 평가하던 중 우측 반신마비와 언어장애 증상이 있음을 확인하고, ‘7시 55분’에 전자처방전달시스템(OCS)에 ‘초급성기 뇌졸중 환자’ 발생을 등록했다.
환자 발생 등록과 동시에 자동으로 40여명의 뇌졸중 전문 치료팀(신경과, 영상의학과, 응급검사실, CT/MR검사실 의료진) 30여명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가 발송됐다.
그러자 CT실은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후 병동환자 검사시간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7분 후인 ‘8시 2분’ 뇌졸중 전문치료팀의 신경과 담당의사(전공의)는 응급실로 내려와 신경학적 진료에 들어갔다.
또 ‘8시 10분’에는 검사시간을 조정해 환자를 기다리고 있던 CT검사실에서 응급 CT 검사를 시행했다.
‘8시 15분’에는 병동에서 대기 중이던 뇌졸중 담당 교수가 ‘CT 시행 중’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CT 검사실로 내려와 검사결과를 종합해 진단을 내렸다.
뇌졸중 담당교수는 ‘8시 20분’ 보호자 면담을 통해 혈전용해제 사용에 대한 효과와 위험성을 설명하고 치료를 결정했다.
‘8시 30분’에는 환자에게 막힌 혈관을 뚫어주기 위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기 시작했다. 환자가 응급실 도착 40분 만에 이루어졌다. 이후 환자는 신체마비와 언어장애가 없어지고 순조로운 회복을 보이며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뇌졸중센터는 이러한 ‘초급성기 허혈뇌졸중 치료팀 활성화 시스템(HIS)’을 개발해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응급실로 내원한 급성기 뇌졸중 환자 400명에게 적용했다.
그 결과 시스템 운영 전과 비교해 뇌신경 영상검사(CT, MRI) 대기시간을 평균 54분에서 15분 이내로 단축시켰다.
특히 뇌경색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기까지 걸린 시간도 평균 81분에서 45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었다.
이는 미국뇌졸중학회에서 권고하는 뇌신경 영상검사까지의 대기시간 25분 이내, 혈전용해제 투여까지의 지연시간 60분 이내보다 치료시간이 짧다. 이것은 의료에도 IT기반체계를 구축해 진료시스템을 접목시킴으로써 가능했다.
뇌졸중센터 유경호 교수(신경과)는 “혈전용해제 투여와 같이 빠르고 정확한 진단 이후에 약물투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응급치료의 경우에 병원 내의 효율적인 뇌졸중 진료시스템 구성은 치료 성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 교수는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 이전이었던 2004년 7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병원에서 정맥 내 혈전용해제 치료를 시행한 비율은 전체 허혈뇌졸중 환자의 2.2%로 전국 평균에 불과했지만 새로운 시스템 적용 후 5.5%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허혈뇌졸중 환자 중 혈전용해제 투여율이 2.1%에 그치고 있어 응급실과 뇌졸중 치료 의료진의 유기적인 진료시스템을 개선할 경우 이를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성심병원 유경호 교수는 이러한 진료시스템 개선 연구 사례를 최근 ‘2009 국제 한림뇌졸중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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