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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병원, 백혈병치료 '영욕의 26년' 마감

발행날짜: 2009-04-07 11:59:29

서울성모로 이전…세계적 명성 불구 임의비급여 아픈 역사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1985년), 아시아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3천례 등 각종 기록을 갱신하며 역사를 써왔던 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BMT)센터가 7일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전하면서 영욕의 26년 역사를 마감한다.

가톨릭의료원은 7일부터 성모병원 BMT센터 환자들을 서울성모병원 BMT센터로 이송하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BMT센터 환자들이 대부분 중증환자라는 점을 감안해 수차례 사전점검과 예행연습을 진행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왔다.

우선 항암치료 등의 진료일정을 이송일정에 맞춰 조절해왔고 구급차와 수송장비도 소독처리를 끝내고 대기시켰다.

서울성모병원 황태곤 원장은 “사실 병원이 아파트처럼 입주가 가능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환경에 대비하며 불가피한 일까지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국내 조혈모세포이식의 산증인 ‘성모 BMT’

사실 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국내 조혈모세포이식의 역사를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무수한 기록을 세워가며 병원계를 이끌어 왔다.

1983년 3월 국내 최초로 백혈병환자에 대해 형제간 동종 골수이식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HLA 일치 조혈모세포이식, 비혈연간 조혈모세포이식, 제대혈 조혈모세포이식이 성모병원 BMT센터에서 최초로 이뤄졌다.

또한 2005년에는 국내는 물론, 아이아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 3000례를 달성해 아시아 최고의 BMT센터로 자리매김했다.

그 후에도 연간 조혈모세포이식 건수가 260례에 달해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아시아 1위를 수성하고 있으며 완치율도 70%가 넘어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성모병원 BMT센터가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전하는데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많다.

성모병원 관계자는 “사실 성모병원 하면 BMT가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성모병원의 간판이었던 센터”라며 “트레이드마크가 없어진다는 점이 아쉬운 것은 성모병원 스텝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2006년 백혈병환우회가 진료비 임의비급여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복지부 실사에서 부당청구가 적발되면서 총 169억원에 달하는 환수금 및 과징금 처분이라는 불명예를 입기도 했다.

현재 성모병원는 행정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중이다.

서울성모병원에 새둥지 튼 BMT 어떻게 바뀌나

서울성모병원은 첨단 시설이 집약된 BMT센터를 준비하고 이송되는 환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BMT센터 150병상 중 외래주사실을 제외한 108병상 전부를 무균실로 구성했으며 첨단 공조장비를 통해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또한 다인실의 부스와 비닐커튼을 없애고 소음방지시설을 강화해 환자들이 격리돼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특히 환자들의 생활이 병실에만 제한되지 않도록 운동시설과 음악 및 독서가 가능한 공간을 구성했고, 병원학교에서도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전후근 가톨릭암병원장은 "서울성모병원 BMT센터는 기초분야와 연계를 강화하고 신기술개발 등에 노력할 예정"이라며 "또한 세부질환과 연구영역별 전문교육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BMT센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빈 공간 활용계획은?

그렇다면 성모병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BMT센터의 병상은 어떻게 될까. 가톨릭의료원은 여러가지 방안을 고심중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우선 일반병상으로 운영하면서 컨설팅 등을 통해 특화전략을 세우겠다는 것이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는 의견이다.

서울성모병원 황태곤 원장은 "가톨릭 조혈모세포센터는 서울성모병원으로 충분하다"며 "성모병원의 BMT센터는 다른 방법으로 활용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우선은 일반병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차차 고민해볼 문제"라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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