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료원 등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수백병상에 이르는 메머드급 암센터를 건립하며 환자몰이에 나서자 중소 대학병원들이 각자의 특성에 맞는 특화센터를 내놓으며 응수하고 있다.
이들 대학병원들은 두경부암, 갑상선암을 비롯,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여성암 등에 대한 전문성을 내세우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27일 폐암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갔다.
암센터나 암병원을 설립하지 않고 폐암센터만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인하대병원이 처음. 타 진료과에 비해 경쟁력이 검증된 폐암분야에 집중해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폐암센터는 6명의 폐암 내과팀, 3명의 외과팀 의사를 포함한 총 17명의 인력이 투입되며 경기관지 초음파, 자가 형광 기관지내시경, 냉동치료기 등 첨단장비도 갖췄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당초 암센터를 건립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비용대비 효율성 면에서 단일센터를 특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며 "예산과 인력이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은 최근 두경부암 분야를 특화한 일송두경부암센터를 개원했다.
두경부암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지난 1990년 이비인후과에 '두경부암 클리닉'을 개설해 현재까지 통산 1700여건에 달하는 두경부암 수술을 시행한 성과를 바탕으로 '두경부 하면 강동성심'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한림대의료원의 전략이다.
중앙대병원은 갑성선을 특화한 암센터를 건립중이다. 중대병원은 당초 통합암센터를 계획했었으나 특화된 암센터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용역보고에 따라 방향을 급선회한 경우다.
이를 위해 최근 의료원 수장에 임명된 하권익 의료원장은 갑상선암센터를 이끌 센터장을 비롯, 스타급 의사들을 초빙하기 위해 물밑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암 전문센터를 표방하는 대학병원들도 늘고 있다.
지난 1963년 국내 최초로 부인암 센터를 열며 여성전문병원으로 자리잡은 제일병원이 지난 2월 '여성암센터'를 오픈한데 이어 이대병원이 유방암 등 2개의 전문 암 센터와 여성 전용 여성건강증진센터, 여성암연구소로 구성된 여성암병원을 설립했다.
이들은 KTX픽업 서비스, 콘도제공 서비스 등을 통해 여심잡기에 나서며 여성암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실 대형병원과 인력, 예산으로 경쟁을 해서는 승기를 잡을 수 없다"며 "그간 대학병원으로서 전문성을 갖춰온 분야를 특화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일부 병원이 모든 분야의 질병을 아우르며 잘할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경쟁력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이에 집중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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