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추진중인 시간제 간호사의 건강보험 인정기준 확대방안과 관련, 간호사 고용의 당사자인 병원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면서 냉담한 표정이다. 간호사 부족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중소병원장은 19일 "시간제 간호사를 인정한다고 해서 취업에 나서는 유휴간호사는 미미할 것"이라면서 "병원 입장에서도 시간제 간호사를 굳이 채용해야 할 이점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추진중인 시간제 간호사 활성화 방안은 주당평균 근무시간이 20~39시간인 간호사도 간호관리료 산정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농어촌 지역과 출산휴가자를 대체하는 시간제 간호사는 간호관리료 차등적용 인정인원을 추가로 인정하는 반면 종합전문병원과 서울지역 종합병원은 시간제 간호사 확대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병원계는 시간제 간호사로 취업할 유휴간호사 수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휴간호사의 상당수가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현실에서 정작 간호사가 가장 필요한 의료취약지에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간제 간호사를 고용하는데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 시간제 간호사를 고용하려면 별도의 임금체계를 만들어야하는데, 가뜩이나 복잡한 간호사 임금산정 방식에 손을 데기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또한 시간제 간호사에 별도의 근무시간을 배정하기 위해 간호사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문제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적어도 3교대 방식의 병원이라면 시간제 간호사라도 8시간은 소화해주어야 정상적인 사이클이 돌아간다"면서 "환자에 대한 서비스나 내부조직의 화합 차원에서도 시간제 간호사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종합병원을 간호관리료 산정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온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장은 "서울지역이 그나마 간호사 인력구하기가 나은 편이라고 해도, 사정을 들여다보면 고임금 등으로 병원은 시름하고 있다"면서 "이왕 하려면 서울지역 종합병원에도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 한 중소병원장은 "시간제 근로사를 통해서는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면서 "병원계가 주장하는 간호조무사를 인정해주는 방식이 없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간제 간호사 활성화 방안이 정부의 계획대로 내달 1일 시행된다면 10월경에는 실제 시간제 간호사가 얼마나 병원에 취업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초기이기는 하지만 시간제 간호사 활성화 방안을 평가하는 최초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