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평원이 요양병원을 1~4등급으로 평가해 발표하자 상당수 요양병원들은 납득할 수 없는 평가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의료의 질이 높은 병원을 이류병원으로, 질이 낮은 병원을 일류병원으로 바꿔치기 판정했다는 것이다.
충북의 A요양병원은 이번 심평원 평가에서 2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A요양병원 이사장은 14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평가”라고 질타했다.
A요양병원은 의사, 간호인력 모두 1등급일 뿐만 아니라 약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사회복지사 등 의료 보조인력도 모두 갖추고 있다.
100병상당 심전도 모니터 보유대수는 전국 요양병원 평균 2.6±3.3대보다 많은 8.3대, 혈중 산소포화도 감시장비 역시 10대로 전국 평균 3.4±3.6대보다 월등히 많다.
그는 심평원의 요양병원 평가 항목 가운데 무엇보다 과정 및 결과부문에 포함된 ‘고위험군 욕창 유병률’을 문제 삼았다.
그는 “만약 우리 병원에 입원한 후 욕창이 발생했거나 악화됐다면 할 말이 없지만 다른 병원에서 욕창이 발생해 처치를 할 수 없어 전원해 온 환자들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다른 병원보다 의료진이 우수하다보니 욕창이나 유치도뇨관이 있는 환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는데 획일적으로 평가한다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오히려 의료진이나 의료보조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요양병원들은 환자들이 욕창이 생기면 다른 병원으로 옮기니까 심평원 평가에서 1등급을 받더라”고 질타했다.
심평원은 2008년 7월 이전에 개설해 2008년 9월 현재 운영중인 요양병원 571기관을 대상으로 요양병원의 시설·인력·장비 등 구조부문과 진료과정부문을 평가하고, 지난 8일 평가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전남의 B요양병원도 A요양병원과 마찬가지로 의사, 간호인력이 각각 1등급일 뿐만 아니라 물리치료사, 운동치료사, 작업치료사, 약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사회복지사 등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
미용, 목욕 자원봉사자들이 매주 1회씩 찾아올 정도로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잘해 가고 있지만 요양병원 평가에서는 2등급으로 밀려났다.
B요양병원 이사장은 “심평원이 요양병원 평가를 위해 얼마나 현장실사를 했는지 모르지만 수익보다 의료의 질을 추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병원을 운영해 왔는지 이류병원 판정을 받고 나니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C요양병원 원장 역시 평가 도구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병원 환경이 좋지 않아 간호사나 환자들이 대거 빠져나간 병원은 1등급을 받고, 이들을 받아들인 병원은 2등급 판정을 받았다면 평가가 잘못된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또 그는 “어떻게 의료의 질을 신체적 기능, 배설 기능, 피부 상태 등 3가지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느냐”면서 “우리처럼 의료의 질이 높아 욕창환자들이 많이 몰리면 등급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게 심평원 평가의 근본적인 한계”라고 못 박았다.
심평원은 입원 당시 욕창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평가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지만 요양병원들은 수긍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경남의 D요양병원 측은 인근의 E요양병원이 1등급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D요양병원 관계자는 “E요양병원을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병원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역겨운 냄새가 진동했다”면서 “그런데 1등급을 받은 것을 보면서 심평원이 현장을 평가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메디칼타임즈가 확인한 결과 E요양병원은 의사 2등급, 간호인력 4등급이었다.
A요양병원 이사장은 “향후 요양병원을 평가하려면 진료과정부문 지표를 다양화하고, 현실적인 사정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C요양병원 원장은 “환자들을 위한 편의시설과 공간, 다양한 환자 프로그램, 의료인력에 엄청난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등급으로 전락해 회의가 든다”면서 “이런 게 평가에 적절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이번 요양병원 평가는 23개 항목에 대해 가중치를 두지 않고 산출한 것”이라면서 “초년도 평가이다 보니 일부 지표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10월 2차 요양병원 평가에서는 항목을 보완,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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