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요양병원에 약사와 의무기록사가 의무적으로 상근할 때 수가를 가산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당초 수가개편 취지와 동떨어진 것으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김덕진 회장의 말이다.
요양병원계가 정부의 수가개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달 요양병원이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를 모두 상근토록 하면 1500원을 가산하는 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약사회 등이 반대하면서 건정심 산하 제도개선소위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제도개선소위가 약사와 의무기록사를 필수 상근하는 조건으로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사회복지사 중에서 3인 이상이 상근하면 수가를 가산하는 방안을 마련하자 요양병원계가 수가개악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김덕진 회장은 “정부가 요양병원에 시급하지도 않은 약사, 의무기록사를 필수 상근화하려는 배경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복지부 안이 관철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의 고통과 합병증에 따른 의료 비 증가로 이어져 보험재정에 악영향이 올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김 회장은 “방사선실, 병리검사실을 신설하면 병원당 최소 7천만원 이상의 투자비가 소요되지만 서비스 질 향상과 병원 기능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해 당초 정부안을 수용키로 한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레 개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요양병원계에 따르면 200년 12월 현재 전국 690개 요양병원 중 임상병리사 343명(49.1%), 방사선사 463명(67.1)가 상근하고 있다.
따라서 나머지 요양병원들은 환자 입원시 필수 기초검사인 흉부촬영이나 혈액 및 소변검사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원, 치료가 행해지고 있다.
정부가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약사, 의무기록사를 의무상근 조건으로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사회복지사 4개 직종 중 3개 직종을 충족하면 가산하겠다는 것은 임상의 기초상식도 없는 현실성 없는 정책이라는 게 요양병원계의 지적이다.
그는 “방사선사나 임상병리사가 상근하지 않으면 폐결핵, 성병 등 전염성 질환을 진단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노인 사망원인 중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폐렴 등을 조기진단할 수 없고, 결국 합병증을 유발해 국민 의료비 증가와 환자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요양병원은 의사의 복약지도가 이뤄지고 있어 약사가 시급하지 않다”면서 “이런 상황을 무시한 채 약사 의무상근을 고집하는 것은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정부가 국민을 외면하는 제도를 밀어붙인다면 결국 법률적 판단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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