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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설명 안했다면 과실 없어도 배상 책임"

발행날짜: 2009-11-06 12:30:44

전주지법, 설명의무 위반 병원·의사에 위자료 배상판결

수술 후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의사의 과실을 물을 수 없지만 이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방법원은 최근 유방 이물질 제거술 및 재건술을 받았으나 유두부위에 괴사가 생기자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환자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의사의 과실을 일부 인정했다.

전주지법은 6일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이라면 의사의 재량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의료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장단점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이에 대한 위자료는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환자 A씨가 병원을 찾아 유방에 삽입했던 실리콘을 제거하고 유방재건술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 병원 의사 B씨는 이 수술을 동시에 시행하기로 결정하고 이물질 제거술 및 횡복직근 유리피판술에 의한 유방재건술을 시행한 것.

하지만 수술 다음날부터 유두 및 배꼽 부위에 괴사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후 환자 A씨는 피사조직제거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러자 환자 A씨는 의사가 무리하게 두가지 수술을 시술해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 이른 것.

이에 대해 재판부는 "환자의 상태를 보면 수술 이전에 이미 실리콘과 유방조직에 염증반응이 발생해 실리콘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없었다"며 "또한 실리콘은 주변 조직과 유착이 심할 뿐 아니라 유방 전역에 고르게 분포하기 때문에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 B씨의 수술기록을 보면 환자의 상태에 맞춰 적절한 수술법을 절차에 따라 조치한 것이 인정된다"며 "따라서 환자에게 괴사 등이 일어난 것은 의사의 최선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으로 봐야 한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재판부는 "또한 의사는 진료를 행함에 있어 자신의 전문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재량을 가진다"며 "그것이 현저하게 합리성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진료 결과만 놓고 이에 대한 과실을 물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의사가 이러한 수술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과 다른 수술과의 장단점을 설명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로서 환자에게 수술의 장단점과 치료의 필요성, 이후 상태와 부작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성형수술의 경우 성질상 긴급을 요하지 않으므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과 그 후 처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하지만 의사 B씨는 환자에게 이러한 수술의 장단점을 설명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러한 설명의무 위반으로 환자에게 부작용이 일어났다고 판단할 근거도 없는 만큼 의사가 배상해야 할 범위는 환자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한정해야 할 것"이라며 총 7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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