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그동안 학계에서 난제로 꼽히던 신체 성장 조절 유전자를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암과 당뇨 등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여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 빛내리 교수팀은 최근 신체성장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와 그 표적유전자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마이크로RNA와 그 표적유전자가 인슐린 신호를 제어해 세포의 성장과 대사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

그동안 신체성장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들이 있었지만 신체크기와 발육기 성장의 조절 방법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정의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김 빛내리 교수팀이 초파리와 사람 세포주를 이용해 마이크로RNA가 신체의 성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면서 향후 성장관련 연구가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팀은 초파리의 마이크로RNA인 miR-8이 없어질 경우 난쟁이 초파리가 되는 것을 확인하고 연구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이 마이크로RNA가 유년기 초파리의 지방세포에서 인슐린 신호 전달을 촉진시켜 신체 성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이 마이크로RNA는 USH라는 표적유전자를 제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방식으로 인슐린 신호전달을 조절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특히 이러한 인슐린 신호전달과 세포생장 조절 기능이 인간의 miR-200과 그 표적유전자인 FOG2에서도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해 마이크로RNA를 통한 조절 작용이 사람의 세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인슐린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새로운 유전자들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향후 당뇨병과 암 등 질병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슐린은 신체 크기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각종 물질대사를 조절하고 지방 축적량을 제어하는 데 밀접하게 관련되는 만큼 인슐린 신호전달 문제로 생기는 당뇨병과 암을 통제하는데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

김 빛내리 교수는 "인슐린 신호 전달은 발생 과정 뿐 아니라, 암, 당뇨, 노화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RNA와 인간의 질병과의 연관성을 밝히고 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Cell지' 12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