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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대학원(4+4)에 대한 반론

박정한 교수
발행날짜: 2009-12-14 06:41:16

박정한 대구가톨릭의대 교수

과거 교육개혁을 위한 대통령 자문기구인 새교육공동체위원회는 의사의 교양수준과 전문수준을 높이고, 과열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의학대학원제, 즉 4+4년 의학교육학제를 전국 모든 의대에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 학제에는 장점도 있으나 우리나라의 현재 여건상 개혁의 근본 목적달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4+4년제 도입으로 의대 입시경쟁이 완화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의대를 가고싶어 하는 사람은 어차피 계속 노력할 것이므로 오히려 입시준비 기간을 4년 더 연장하는 것이 되고 심지어 대학에서도 과외를 하는 결과를 초래해 사교육비 부담은 늘어날 것이다.

늘어난 교육비와 의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드는 것을 보상받기 위해 진료비를 올리게 되어 결과적으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증가한다.

공부를 하는 학생의 입장,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 부모의 입장, 그리고 의료를 이용하는 전 국민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둘째,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교양수준이 높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교양이란 유치원 교육에서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러기까지의 기본 교육과정에서 올바른 인성교육이 되어야 정의롭고, 남의 인격을 존중할 줄 알고, 사회규범을 지키는 교양인이 되는 것이지 대학 교육 2년 더 받는다고 해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4년제 대학 졸업자를 입학시킨다고 해서 의학교육의 내용이 달라질 수 없고, 질적으로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전문성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의대 졸업후 5년간의 수련과정이 있다.

의학교육의 질은 현재의 학제가 잘못되어서가 아니고 의학교육 여건(교수인력의 부족, 시설부족 등)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의학교육계에서는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우려(통합교육과정, 문제중심학습 및 실기시험의 도입, 의사국시 문제유형 개선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히려 의대의 난립을 막고 기존의대의 신임평가제 도입, 의학교육에 과감한 투자 등이 실질적 해결책이다.

넷째, 창의적이고 국제 경쟁력이 있는 의학자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의과대학에 들어와도 기초의학 전공자가 증가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

1998년 1월에 실시한 전국 의과대학생 의식조사 결과 기초의학 전공 희망자는 2.5%, 학사 편입자 중에 기초의학 전공 희망자는 0%였다(박정한 등, 의과대학생의 의학교육 및 의료에 대한 의식조사 보고, 대한의학회, 1999).

창의적인 의학자 육성을 위해서는 오히려 초등학교 교육부터 개선해 올라와야 하고 현재의 대학원 교육이 충실하게 이루어지도록 기초의학을 지원해야 한다.

다섯째, 교육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저소득층 자녀의 의과대학 진학은 더욱 어려워진다.

여섯째, 4년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한번이상 재수 또는 유급을 한 경우 28세 이전에 의대 졸업이 불가능하므로 남자는 중간에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해야 하므로 나이가 많아져 학업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와 같이 4+4년제에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보다 새롭게 나타날 문제점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전국의 모든 의대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과열입시경쟁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고, 법과대학과 의과대학을 같이 묶어 고려하는 것은 두 대학간에 교육제도와 졸업 후 수련제도 등에 차이가 많으므로 타당성이 없다.

차라리 의과대학의 입학자격을 현재와 같이 최소한 고졸로 해두고 각 대학의 자율에 맡겨 다양한 제도 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대안으로 현행 의과대학 학제를 2+4년에서 4+2년제의 의학대학원으로 개편하여 의예과를 없애고 의학대학원으로 통합 운영하게 하여 의예과가 다른 단과 대학에 소속되어 교육이 부실해지는 것을 막고 의학교육 준비에 적합한 교양 및 기초과학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안한다.

4+2년제는 첫 2년간 교양과정과 나머지 2년간 기초의학교육을 수료한 후 1차 의사국가시험을 보게 하여 합격하면 의학사 학위를 준다.

다음 2년간 임상의학 교육을 수료한 후 2차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의학석사 학위를 수여하고 동시에 제한적 의사면허(수련병원에서 지도의사의 지도하에서 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를 준다.

의학대학원 졸업 후 임상의사가 되려면 의무적으로 수련병원에서 2년간의 가정의 수련과정을 이수하게 하고 이 과정을 수료하면 정식 의사면허를 주고 일차진료의사로 개업을 할 수 있게 한다.

전문의가 되고 싶은 사람은 다시 2~4년의 전문의 수련과정을 이수하게 하며, 전문의 수련기관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각 전문분야별 정원을 조정하여 필요이상의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도록 하여 고급인력의 낭비를 막는다.

이 학제에서는 다른 학과에서 2년 이상 수료한 학생을 3학년에 편입할 수 있는 문을 열어둠으로써 다른 전공자에게 의학교육 기회를 주고, 의학 학사 후 의학에 적성이 맞지 않은 사람은 다른 학과의 석사과정으로 입학할 수 있다.

또한 의학석사를 마치고 임상의학에 적성이 맞지 않은 사람은 기초의학 박사과정으로 진학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각자의 적성에 맞는 과정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 제도는 기본 의학교육 기간이 늘어나지 않으므로 교육비의 추가 부담이 없고, 현재 의과대학 본과 2년 수료 후 전과나 중도 탈락할 경우 아무런 학위가 없는 불합리성을 해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의대 6년을 마치고도 학사학위를 받는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의사인력 구조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일차진료 의사의 부족을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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