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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화합 깼다는게 해임 사유…당황스럽다"

안창욱
발행날짜: 2010-01-19 06:50:07

건대 한성우·유규형교수 해임 파문 "명예회복할 것"

건국대병원 송명근(흉부외과) 교수의 수술법에 대해 문제 제기한 바 있는 같은 대학병원 교수들이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는 지난 15일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한성우, 유규형 교수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유규형 교수는 18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재단에서 나가라고 하는데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이 사건이 처음에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불거졌지만 대학 징계위에서는 한 번도 (논문 문제가) 거론된 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해임의 사유는 대학 조직의 화합을 깼다는 것”이라면서 “징계위의 최종 결정에 대해 인정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한성우, 유규형 교수 등은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종합적 대동맥판막 성형술(CARVAR)을 받은 환자들의 부작용 사례를 2008년 식약청과 복지부에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의사로서 수술의 부작용을 보고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조직의 해가 됐다고 하니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또 이들 교수는 2008년 10월 CARVAR 수술을 받은 환자 5명의 부작용 사례 9례를 유럽흉부외과학회 학술지에 논문으로 제출해 이듬해 6월 게재되기도 했다.

그러자 송 교수는 심장내과 교수들이 환자들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해 표절했으며, 논문 내용이 허위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며 병원 윤리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하고 나섰다.

건국대병원 윤리위는 지난해 2월 유럽흉부외과학회에 논문을 제출한 심장내과 교수 5명을 대학 징계위원회에 정식 회부하기에 이르렀다.

유 교수는 “지난해 12월 대학 징계위에 출석해 소명했지만 위원들은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면서 “윤리위에 나가서도 제발 좀 들은 뒤 판단해 달라고 사정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아 위원 기피신청까지 냈다”고 밝혔다.

이어 유 교수는 “안타깝기도 하고 막상 해임되고 보니 당황스럽다”면서 “유럽흉부외과학회에서 검증되지 않은 논문을 실어주겠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그는 “논문을 발표한 게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일도 아니고, CARVAR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상태가 나빠지니까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같이 검토하자는 취지에서 나선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 수술 부작용을 발표한 것도 아니고 식약청에다 보고했고, 거의 1년간 문제제기했는데 모른다고 하니까 학회 검증을 받은 것”이라면서 “그랬더니 표절이라고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도덕적인 비리를 저지른 게 아니라 환자의 안전 문제를 제기하다가 직장을 잃어버렸고, 오늘부터 병원에서 아무 것도 못하게 됐다”면서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한성우, 유규형 교수는 이날 교육과학기술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취소 청구를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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