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받은 의사들 가려내기 쉽습니다. 우선 전국 대학병원 임상과장 모두 잡아들이면 됩니다"
최근 한 대학병원의 임상과장이 인터뷰 도중 꺼내놓은 말이다. 그 다음에 내놓은 말이 더 의미심장하다.
"그 다음 한달 정도 있다가 다음 과장을 잡아넣으면 됩니다. 거의 99% 처벌될겁니다. 그렇게 몇번만 지속하면 전국에 있는 교수들 모두 잡아갈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방법을 안하는 걸까요 못하는 걸까요"
물론 우스갯소리로 던진 말이다. 하지만 언중유골이라 했던가. 그 교수도, 기자도 그 말에 박장대소 할 수 없었던 것은 현실을 완전히 외면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불과 몇십만원에 불과한 의국비로 의국이 운영될리 만무한데 그마저 없는 병원이 태반이니 의국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을지는 누군가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수 있는 사실이 아닐까.
공부하겠다고 학회에 가는 후배들에게 차비라도 줘야할테고 책이라도 사주고 싶은 것이 선배의 마음일 것이다. 또한 연구하는 후배들 시약도 사야하고 밤새 환자에, 연구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후배들 커피도 필요할 것이다.
당연히 병원에서 지원되야 할 것들에 돈을 주지 않으니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 해야 하는 것이 임상과장들이 매고 있는 총대라는 교수의 넋두리가 변명으로는 들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하는 제도가 나왔으니 바로 복지부가 10월부터 강행하겠다는 약가 투명화 방안이다. 리베이트 받은 의사를 강하게 처벌하겠다며 채찍을 다듬고 있으니 마음이 가벼울리 없다.
물론 당근도 함께 준비했다. 이른바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다. 병원이 약을 싸게 구입하면 그만큼 인센티브를 줄테니 리베이트 받지 말고 이 돈을 사용하라는 배려(?)다.
곧 정부정책을 요약하자면 의국비나 학술활동에 필요한 금액은 이 인센티브로 사용하고 만약 제약사들에게 따로 리베이트를 받으면 엄격하게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분명 논리는 있다. 하지만 일선 교수들이 고개를 젓는 것은 논리만으로 풀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병원에서 그 인센티브를 내놓겠냐는 우려다. 전공의 수급책을 위해 실시된 흉부외과, 외과 수가인상분이 과연 해당 과에 전달되는 곳이 몇곳이나 있냐는 반문도 나온다.
결국 이러나 저러나 모든 교수들은 잠재적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쨋든 내일의 태양은 떠오르고 제도는 10월에 시행될 것이다. 불과 남은 8개월동안 임상교수들의 이유있는 항변을 되짚어보지 않는다면 세계속에 이름을 날리는 의사들이 줄줄이 전과자(?)가 되는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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