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19일 '고혈압 치료제의 임상효과에 대한 학술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의사협회와 학회들은 복지부와 심평원이 밀어붙이고 있는 고혈압약 재평가는 값 싼 카피약만 사용하라는 강권이나 다름없다는 목소리를 냈다. 재평가의 중요한 자료인 김진현 교수팀의 목록정비 연구보고서의 내용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의료계는 특히 고혈압 환자의 50% 이상이 고지혈증, 당뇨 동반질환을 갖고 있는데 그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연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선 임상현장에서 고혈압 약을 처방하고 있는 의사들의 주장은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김진현 교수의 연구보고서는 고혈압약 재평가 대상으로 131성분 1226품목(1조4천억)을 선정했다. 특히 동발질환이 없는 환자에 대해 비용효과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고혈압약 상호간 혈압강하력과 심혈관계질환 예방효과에서 차이가 있다는 뚜렷한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즉 고혈압 약 간에는 약효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그동안 고혈압약 재평가 연구보고서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특히 내과학회와, 고혈압학회, 심장학회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재평가 작업이 있었고 발표가 잇따랐다. 하지만 심평원과 복지부는 아직 구체적인 방침은 결정된 바 없다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혈압약 목록정비 사업은 그 규모 면에서,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다. 이를 두고 복지부와 의료계-의학계간 갈등이나 마찰이 빚어져서는 곤란하다. 그렇다고 침묵해서도 안 될 일이다. 목록정비 사업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처방권을 제한하거나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 복지부는 의료계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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