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선택진료 개정안 규제심사 임박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 강화 방안이 연말을 맞아 병원계의 고민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주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개정안의 내부 심의를 마치는 대로 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선택진료 개정안은 올해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 강화(6월)에 이어 비선택의사 배치 의무화(10월) 등으로 두 차례 입법예고됐다.
이중 병원계와 충돌하는 부분은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 강화이다.
◆선택진료 자격강화 '허와 실'
복지부는 6월 ‘대학병원 조교수 이상’으로 규정한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을 ‘전문의 취득 7년이 경과한 자’로 강화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복지부는 입법예고 당시 환자들의 비선택의사 선택권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선택진료의사의 진료 질을 제고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비선택의사 확대에 치중하면서 제도시행시 환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했다.
병협은 선택진료의사 감소에 따른 10% 이상의 수입 피해와 함께 지방병원 7년 이상 전문의 채용경쟁으로 인한 지역의료 부실화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복지부는 이같은 지적을 수용하면서 개정안을 철회하는 태도를 보여 병원계와 소강상태를 보였다.
◆복지부의 '말 바꾸기'
복지부는 지난 9월 소비자단체와 병협 등과 간담회를 열고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 강화가 본래 취지와 달리 병원의 타격을 초래하는 만큼 전문의 취득 경과기간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정안의 문제점을 사실상 시인했다.
지난 6월 입법예고된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 신구조문 대비표.
그러나 한 달 후 입법예고된 비선택진료의사 배치 의무화 개정안에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도 아무런 변경 없이 원안대로 첨부했다.
병원계는 지금까지 논의과정을 토대로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복지부의 속내는 다르다.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규개위 심사에서 7년이 5년이나 3년으로 바뀌면 수용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입법예고안을 미래 수정해 가져간다는 게 모양새가 이상하지 않느냐”며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병원 입장만 들어준다는 외부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고 전하고 “복지부는 5년 이든 7년 이든 일정 연수만 확보하면 된다”고 말해 선택진료제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병원계 우려감 증폭
병원계는 선택진료의사 자격요건이 원안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소식에 허탈해하는 분위기이다.
"전문의 7년 제한, 조교수 자존심 뭉개는 것"
협회 관계자는 “복지부와 10월에 논의할 때 자격을 완화하기로 했는데 이제와서 다시 원안대로 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수입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자칫 환자들의 피해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선택진료의사를 전문의 취득 7년으로 제한한다면 의학발전을 선도하는 젊은 교수를 도외시하는 것”이라면서 “7년이 안된다는 이유로 차별을 두는 것은 조교수들의 자존심을 뭉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병협 이송 정책위원장도 “선택진료의사 지정비율을 80%로 제한한 상태에서 자격요건까지 강화한다는 것은 교수간 위화감만 유발시키는 꼴”이라고 말하고 “사회주의와 시민단체에 억눌려 과거보다 못한 정책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의 입장변화로 입법예고안이 그대로 규개위를 통과할 경우, 대학병원의 홍역이 병원계의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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