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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세상에 나온 MASH 신약… 막상 임상 현장은 시큰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신약의 무덤으로까지 일컬어지던 MASH(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 분야에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신약(레스메티롬)이 탄생했지만 정작 임상 현장은 시큰둥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다국적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 승인 이후 각 나라별 상황에 맞춰 급여, 비급여 출시 등 상용화 전략을 결정하고 가격 협상, 랜딩 코드 부여 등의 과정을 거쳐 실제 병의원에서 처방이 가능하기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수십년간 신약이 없었던 분야에선 첫 신약이 탄생하면 처방에 대해 임상의는 물론 환자들에서도 기대감이 고조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신약 레스메티롬의 경우 MASH 치료제로서 물꼬를 텄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오히려 후발주자들이 내놓은 임상 결과들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졌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첫 신약'이라는 타이틀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전문가들이 본 레스메티롬 임상 3상의 의미와 후발주자들과의 상대적 경쟁력 등 향후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대해 점검했다.■난공불락 MASH 분야 첫 신약, 레스메티롬은 어떤 약?지난 3월 미국 FDA는 간 섬유증 중등도 진행성 MASH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레스메티롬(상품명 레즈디프라)를 승인한 바 있다.3상은 조직검사에서 확인된 MASH와 F1B, F2 또는 F3의 섬유화 단계(F0 섬유화 없음~F4 간경화)를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1:1:1 비율로 무작위 배정해 레스메티롬 80mg, 100mg 또는 위약을 하루 한 번 52주간 투약케 했다.레스메티롬의 MASH 관해율 그래프. 100mg에서 최대 29.9%의 관해율 달성에 그치면서 1년간 치료해야 세 명 중 한 명꼴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논란에 불을 지폈다. 총 966명의 환자를 80mg 레스메티롬 그룹 322명, 100mg 레스메티롬 그룹 323명, 위약 그룹 321명으로 나눠 투약한 결과 80mg에서 25.9%, 100mg에서 29.9%가 섬유증 악화가 없는 MASH 관해를 달성한 반면 위약 그룹은 9.7%에 그쳤다.이어 80mg 레스메티롬 그룹 환자의 24.2%와 100mg 레스메티롬 그룹 환자의 25.9%에서 MAFLD 활동 점수의 악화 없이 적어도 한 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이 나타났다.FDA는 "임상 12개월째에 간 생검에서 레즈디프라로 치료받은 피험자의 더 많은 비율이 위약을 투여받은 피험자에 비해 MASH 관해 또는 간 흉터 개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눈에 띄는 간 흉터가 있는 MASH 환자의 간 손상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약물이 과거에는 없었지만 이번 승인을 통해 처음으로 환자들에게 식이요법과 운동 외에도 치료 옵션이 생긴 것.■"첫 치료 옵션 등장" VS "임상적 효과 크지 않아"레스메티롬의 임상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양분된다.첫 MASH 치료 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효과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는 것.일각에선 '첫 신약'이라는 타이틀만 챙기고 실익없이 상용화를 포기했던 바이오젠사의 치매 신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시하고 있다.대한간학회 관계자는 "MASH 치료제가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레스메티롬의 효과는 완전히 좋다고 평가할 정도는 아니지만 섬유화를 호전시키는 약물로는 의미가 있다"며 "다만 조직학적 호전 여부를 보지 못한 점과 장기 안전성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고 말했다.그는 "지방간 치료제가 거의 없는 실정을 감안하면 3상에서 이 정도 효과를 보인 부분은 임상의로서 환영할만한 내용"이라며 "첫 MASH 치료제 탄생에 많은 의료진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자료사진반면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부정적 견해도 만만찮다.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치료 옵션이 새로 생겼다는 부분은 누구라도 긍정할 만한 내용"이라며 "반면 임상적 효과는 기대에 많이 못미친다"고 지적했다.그는 "MASH 관해의 절대적인 수치는 25.9~29.9%로 적지 않치만 심지어 위약도 관해율이 9.7%에 달한다"며 "레스메티롬 투약군에서 위약의 관해율 퍼센티지를 뺀 상대적인 관해율은 16~20%에 그친다"고 말했다.그는 "MAFLD 활동 점수의 악화 없이 적어도 한 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 부분도 마찬가지"라며 "위약의 개선율이 14.2%인데 레스메티롬은 24~25.9%이기 때문에 실제 약제의 상대적인 효과는 고작 10% 남짓에 그친다"고 꼬집었다.임상 3상 결과만 놓고 보면 레스메티롬으로 1년간 치료한 경우 약 세 명에서 네 명을 치료해야 한 명에서 MASH 관해를 달성할 수 있고, MAFLD 활동 점수의 악화 없이 적어도 한 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 부분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A 교수는 "약물의 효과를 판별하는 잣대는 임상적 유의성과 효과 크기, 위험 대비 혜택, 비용-효과성 등 요소가 있다"며 "레스메티롬의 경우 위약 대비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했지만 나머지 요소에선 기대감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그는 "만일 급여화가 된다고 해도 신약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저렴하게 장기간 광범위한 처방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특히 후발주자들이 내놓는 여러 임상 결과를 놓고 보면 상대적인 입지가 더욱 좁아진다"고 평가했다.■첫 신약 타이틀은 상처뿐인 영광? 아두헬름 전철 가능성일각에선 레스메티롬이 치매 신약 아두헬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후발주자들이 앞다퉈 내놓는 임상 결과들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서 레스메티롬의 상용화 및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효과 면에서 돋보이는 건 아케로 테라퓨틱스사는 지방간질환 치료제로 개발중인 신약후보물질 에프럭시퍼민(efruxifermin)이다.섬유증 2기 또는 3기의 생검으로 확인된 성인 MASH 환자를 대상으로 HARMONY 임상2b 탑라인 96주차 결과를 보면 MASH 악화 없이 1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 비율은 최대 75%, MASH 악화 없이 2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 비율은 최대 36%, 섬유증 악화없이 MASH 관해 비율은 최대 62%에 달한다.터제파타이드의 MASH 관해율 그래프. 15mg에서 최대 62%의 관해율을 달성했다.이달 국제학술지 NEJM에 하루 간격으로 MASH 신약후보물질 서보두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가 성공적인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하며 3상 진입을 예고한 것도 레스메티롬엔 부담이다.생검으로 확인된 MASH 및 섬유화 단계 F1~F3를 가진 참가자에게 48주간 서보두타이드를 투약한 결과 섬유증 악화 없이 MASH의 개선은 최대 62%, 간 지방량의 최소 30% 감소 달성률은 최대 67%를 기록했다.당뇨병치료제에서 비만치료제로 덩치를 키운 GIP·GLP-1 이중작용제 터제파타이드도 MASH 치료에서 괄목할만한 효과로 눈도장을 찍었다.MASH 및 F2 또는 F3 단계(중간 또는 심각한) 섬유증을 가진 참가자를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번 피하 티르제파타이드 투약한 결과 52주째에 섬유증 악화 없이 MASH 관해율은 최대 62%, MASH의 악화 없이 하나 이상의 섬유화 단계가 개선된 비율은 최대 55%였다.3상 진입을 예고한 주요 신약후보물질들이 강력한 효과를 내세운 까닭에 레스메티롬이 상용화된다고 해도 경쟁력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것. 이외에도 현재 개발되고 있는 후보물질이 라니피브라노, 세마글루타이드 등 기전부터 작용 범위까지 다양할 뿐 아니라 터제파타이드는 상용화 이후 MASH로의 적응증 확대를 노리는 '검증된 약제'라는 점도 부담이다.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책정한 레스메티롬의 연간 치료비용은 6500만원(4만 7400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A대학병원 교수는 "MASH 관해율 30% 달성이라는 레스메티롬 3상을 다르게 해석하자면 치료받은 70% 이상의 환자가 MASH 관해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근거를 가지고 연간 6000만원을 치료비를 환자에게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마운자로로 계산한 터제타파이드의 한달 투약 비용(주 1회)은 미국 기준 약 130만원 선. 비용-효과성 측면이 레스메티롬에겐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라는 뜻이다.실제로 이같은 상황은 치매 신약 아두헬름 승인 과정 및 승인 이후 상업화 실패 과정에서 나타난 바 있다.FDA는 효과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치료제가 없다'는 현실을 반영해 아두헬름을 승인했지만, 연간 6000만원 대의 치료비 및 레카네맙, 도나네맙과 같은 후발주자들의 상대적인 임상 효과 우위에 따라 상업화를 포기했다.
2024-06-13 05:30:00학술

첫 MASH 신약 뒤쫓아라…후발주자들 임상 속도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지난 3월 미국 FDA가 최초로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NASH) 분야 첫 신약으로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사의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를 승인한 가운데 후발주자들이 추격 행보에 나섰다.하루 간격으로 MASH 신약후보물질 서보두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는 성공적인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하며 향후 3상 진행을 예고한 것.특히 임상 2상에 불과하지만 승인의 토대가 된 레스메티롬 임상 3상 결과와 단순 비교해도 효과 면에서 우위라는 점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최초의 MASH 신약으로 레스메티롬이 승인된 가운데 하루 간격으로 서보두타이드·터제파타이드가 성공적인 임상 2상을 공개, 추격을 예고했다.미국 스트라비츠-산얄 간질환대사건강연구소 아룬 산얄 박사 등이 진행한 MASH 및 간 섬유증에 대한 서보두타이드 투약 임상 2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7일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401755).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제가 체중 감량 및 MASH 개선에서도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GLP-1 성분을 중심으로 한 신약후보물질 임상이 불붙고 있다.연구진은 글루카곤 수용체와 GLP-1 수용체의 이중 작용제인 서보두타이드가 MASH 치료에 있어 GLP-1 수용체 작용제 단독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실제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임상을 계획했다.생검으로 확인된 MASH 및 섬유화 단계 F1~F3를 가진 참가자를 1:1:1:1 비율로 무작위로 할당해 서두보타이드 2.4, 4.8, 6.0mg 또는 위약을 매주 한 번씩 피하 주사토록했다.임상은 24주간 급속 투여-용량 증량 단계 및 24주간 용량 유지까지 두 단계로 나눠 총 48주간 진행했다.주요 연구 종말점은 섬유증의 악화 없이 MASH의 조직학적 개선(감소)였고, 2차 종말점은 간 지방량의 30% 이상 감소 및 조직검사에서 섬유증의 1단계 이상 개선(감소)였다.총 293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섬유증 악화 없이 MASH의 개선은 위약 그룹의 14%와 비교해 서보두타이드 2.4mg에서 47%, 4.8mg에서 62%, 6.0mg에서 43% 달성했다.이어 간 지방량의 최소 30% 감소 달성률은 서보두타이드 2.4mg에서 63%, 4.8mg에서 67%, 6.0mg에서 57%를 달성한 반면 위약 그룹은 14%에 그쳤고 섬유증의 최소 1단계 개선율은 각각 34%, 36%, 34%, 22%였다.부작용은 위약보다 서보두타이드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주요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66% 대 23%), 설사(49% 대 23%), 구토(41% 대 4%)였고, 심각한 부작용은 서보두타이드의 경우 8%, 위약의 경우 7%에서 발생했다.한편 당뇨병치료제(상품명 마운자로)에서 비만치료제(상품명 젭바운드)로 눈도장을 찍은 터제파타이드도 GIP·GLP-1 이중작용제 기전을 기반으로 MASH 치료 영역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NEJM에 8일 발표된 MASH에서의 터제파타이드 효과 연구(DOI: 10.1056/NEJMoa2401943) 결과 역시 유망한 신약 가능성을 제시했다.연구진은 MASH 및 F2 또는 F3 단계(중간 또는 심각한) 섬유증을 가진 참가자를 대상으로 멀티센터,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방식의 임상 2상을 진행했다.참가자들은 일주일에 한번 피하 티르제파타이드 5mg, 10mg, 15mg 또는 위약을 투여받도록 무작위로 할당돼 투약 52주째에 섬유증 악화 없이 MASH 관해율 및 MASH의 악화 없이 한 단계 이상의 섬유화 개선 여부를 살폈다.190명의 참가자 중 52주차까지 간 조직 검사 데이터가 확보된 15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섬유증의 악화 없이 MASH의 관해 기준을 충족한 참가자의 비율은 터제파타이드 5mg이 44%, 10mg이 56%, 15mg이 62%였고 위약군은 10%에 그쳤다.MASH의 악화 없이 하나 이상의 섬유화 단계가 개선된 비율은 각각 55%, 51%, 51%, 위약이 30%였다.터제파타이드 투약군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관 사건이었고, 대부분 경미하거나 중등도에 그쳤다.임상 조건이 동일하진 않지만 단순 비교 시 레스메티롬의 3상 결과에 비교해도 상대적인 효과는 뒤쳐지지 않는다.레스메티롬의 경우 80mg에서 25.9%, 100mg에서 29.9%가 섬유증 악화가 없는 MASH 관해를 달성한 반면 위약 그룹은 9.7%에 그쳤고, 80mg 투약군의 24.2%와 100mg의 25.9%에서 MAFLD 활동 점수의 악화 없이 적어도 한 단계 이상 섬유증 개선이 나타났다.섬유증 악화 없이 MASH의 개선은 서보두타이드에서 최대 62%, 섬유증의 악화 없이 MASH의 관해 기준을 충족한 참가자의 비율은 터제파타이드에서 최대 62%였다.
2024-06-11 05:30:00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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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패러다임 바뀐다…내분비계 공공의 적 대두된 비만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지난 6월 개최된 제83회 미국당뇨병학회(ADA)는 흡사 비만약 신약의 전시장을 방불케했다.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임상 및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티제파타이드 SURMOUNT-2 임상, 비만이거나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GLP-1/GIP/글루카곤 삼중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LY3437943) 임상 등 각종 연구가 비만에 초점을 모은 것.비슷한 현상이 이달 25일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2023)에서도 관찰됐다.치료제가 마땅치 않았던 박출률 보존형(HFpEF) 비만 관련 심부전에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가 효과를 나타낸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해당 분야의 첫 신약 탄생을 예고했다.HFpEF 치료제로서 비만 및 체중 감소를 특별히 표적으로 삼는 약물요법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향후 신약 개발 및 임상 설계에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ESC는 한술 더 떠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CVD) 관리 지침을 발표하며 당뇨병 관리 없이는 각종 심장질환의 관리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리고 그 핵심으로 비만의 해결을 꼽았다.SGLT-2 억제제 및 GLP-1이 ESC 지침에서 핵심 약제로 등장한 것도 체중 감소 효과 때문. 과체중과 비만이 고혈압부터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심근경색 및 협심증 등 주요 심혈관계 질환의 핵심 인자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없는 치료는 미봉책에 그친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내분비계 학회들의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이유 및 향후 전망에 대해 정리했다.▲만병의 근원 '비만'…과도한 체중이 질병 불러내분비 계열이 비만약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비만이 심혈관계 질환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기 때문이다. 둘은 호르몬 분비의 이상 등 복잡하게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하나가 나빠지면 다른 동반 질환을 불러오고 이는 다시 질환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ESC 연례회의에서 치료제가 마땅치 않았던 박출률 보존형(HFpEF) 비만 관련 심부전에도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 1 수용체 작용제(GLP-1)인 세마글루타이드가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체중이 늘면 체적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혈관을 좁게 만들어 혈관 저항을 유발시킨다. 이어 비만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 등 호르몬 조절 메커니즘 변화, 혈관 벽의 염증 발생도 고혈압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심혈관 및 심장에 부하를 가중시켜 동맥경화,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심장마비, 신장질환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이상지질혈증도 지방 함량이 높은 식단과 신체활동량 부족에서 야기된다. 과한 음식 섭취는 비만을 유발하고,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농도를 높여 이상지질혈증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비만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며, 비만과 함께 발생하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당뇨병학회가 체중 감소 약물의 중요성에 눈을 뜬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체중 감소만으로도 적정 혈당을 유지하고 당뇨병 발병의 위험을 낮추기 때문이다.심장 계열 학회의 분위기도 유사하다. 비만은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혈관 내벽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증가시켜 심근경색 및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펌핑하지 못해 몸 전체에 적절한 혈액 공급을 제공하지 못하는 심부전도 고혈압, 비만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상 체중 대비 비만인에서의 심부전 발생 위험은 약 30% 이상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된다.▲당뇨병 약제의 진화…구원 투수된 SGLT-2 억제제그간 주요 학회들이 대응법은 개별 질환에 대한 증상 조절 및 원인 질환 치료에 집중했다. 비만을 직접 타깃하지 못한 이유는 체중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면서 심혈관 질환에 효과를 보이는 약제의 발견이 늦어졌기 때문.주요 학회들의 비만 타깃으로의 방향 전환은 당뇨병 약제로 시작한 SGLT-2 억제제의 적응증 확대와 무관치 않다. 그간 다양한 비만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살만 빼는 기전과 달리 SGLT-2 억제제나 GLP-1은 플러스 알파가 있다는 뜻이다.ESC의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관리 지침.  혈당과 무관하게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SGLT-2 억제제나 GLP-1 제제를 사용토록 제시해 이들 약제가 더 이상 당뇨병 약제라고 선을 그었다.당뇨병 약제였던 SGLT-2 억제제는 현재 심부전 치료제에서 신장약으로 거듭 진화한 데다가 최근 비알코올성지방간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사실상 올인원 심혈관계 약제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의 당의 재흡수를 억제해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혈당이 소변으로 배출돼 체내의 총 혈당량이 감소한다. 체내 혈당량이 줄어들면, 체내의 에너지원이 부족해지고 이 과정에서 신체는 대체 에너지원을 활용, 지방 분해 및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앞서 언급한대로 SGLT-2의 혈당 및 체중 감소 효과는 체내 수분 양을 감소시키며 이로 인해 혈압이 낮아지고 이는 심부전 환자에서 심장 부하의 감소 및 심장 기능 향상이라는 선순환으로 작용한다.SGLT-2 억제제를 통해 체내의 과잉 수분이 배출되면 부종이 감소하고 혈관을 확장돼 혈액 순환이 개선된다. 지방 분해와 케톤체 생성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심근 대사를 개선한다.▲내분비계 치료 패러다임, 비만 관리로올해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선별검사의 연령을 40세에서 35세로 낮춰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이 역시 고위험군의 조기 발견을 통한 체중 감소와 같은 선제적 대응이 당뇨병 발병을 낮출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다.문민경 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이사는 "당뇨병의 조기 진단을 통해서 처음부터 혈당 조절 위험인자를 관리하면 장기적으로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고 당뇨병 전 단계의 고위험군을 발굴해서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미국에서 수행된 당뇨병 예방 연구에서 전 당뇨병 상태에 있던 사람들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향후 당뇨병이 약 40% 정도 발생했다"며 "7% 이상의 체중 감소와 주당 150분 이상의 운동을 통해서 당뇨병의 발생 위험을 40% 정도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최근에는 당뇨병 약제를 3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에 도달하는 당뇨병 관해라는 개념도 대두되고 있다.문민경 이사는 "영국에서 시행된 당뇨병 관해 연구에 의하면 당뇨병 5년 이내에 당뇨병 환자에게 15kg 정도 체중 감량, 아시아인 경우 10kg 정도의 체중 감량을 하게 되면 당뇨병의 관해를 70~80% 정도까지 유도할 수 있었다"며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면 당뇨병 약물 없이 혈당 관리가 되는 그런 당뇨병의 관해 상태도 기대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당뇨병 역시 근본적으로 '과잉 혈당' 상태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체중을 조절하는 비만약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 최근 국내외 당뇨병 계열 학회들이 비만약 전시장으로 탈바꿈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심장학회의 선언문 "SGLT-2 억제제, 더 이상 당뇨약 아냐"ESC의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관리 지침은 여러모로 의미 심장한 지점을 남겼다. 특히 '혈당과 무관'하게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SGLT-2 억제제나 GLP-1 제제를 사용토록 한 것은 더 이상 이들 약제가 당뇨병 약제가 아니라는 선언문과 같다.실제로 지침 작성 위원으로 참여한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대런 맥과이어 교수(Darren K McGuire)는 "새로운 지침은 제2형 당뇨병이면서 CVD가 확립된 경우 SGLT-2 억제제 및 GLP-1 두 계열 약제를 신속하게 시작하도록 권고했다"며 "CVD 위험 감소에 대한 이점은 혈당과는 완전히 별개이기 때문에 이들은 심장약"이라고 강조했다.ESC 지침은 비만에 의한 심장 관련 문제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했다.ESC는 "비만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체중을 줄이는 것이 치료의 초석"이라며 "5% 이상의 체중 감소는 제2형 당뇨병을 가진 과체중 및 비만 성인의 혈당 조절, 지질 수준 및 혈압을 향상시키고 이는 비만 치료제를 도입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지난해 대한심부전학회가 심부전 진료지침 완전 개정판을 통해 박출률 감소 심부전 치료에서 신규 약제인 SGLT-2 억제제를 1차 표준치료 약제로 전진 배치하면서 심장 영역에서 SGLT-2 억제제의 입지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이어 "특히 GLP-1, 이중 작용제 티르제파타이드 및 SGLT-2 억제제와 같은 글루코스 감소제는 체중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며 "GLP-1 계열 리라글루티드에 운동을 추가하면 체중 감소 및 유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심혈관 결과에 대한 GLP-1 및 SGLT2 억제제의 유익한 효과를 고려할 때 이러한 약제는 CVD 및 제2형 당뇨병을 가진 과체중 및 비만 환자에서 선호되는 약물이어야 한다는 것. 약제만으로 부족할 경우 ESC는 장기적인 체중 감소 달성과 심혈관계 위험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비만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작년 대한심부전학회도 진료지침 개정을 통해 박출률 감소 심부전 치료에서 신규 약제인 ARNI, SGLT-2 억제제를 1차 표준치료 약제로 전진 배치해 심장약이라는 타이틀을 확고히 했다.심장학회 관계자는 "내분비계열 질환은 하나의 악화 인자가 다른 질병의 토대가 되는 등 상호 작용을 통해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며 "SGLT-2 억제제가 심부전에도 효과를 미치는 것이 이후에 발견됐을 뿐으로 당뇨병약제냐 아니냐와 같은 이분법적 시각은 무의미하다"고 진단했다.그는 "SGLT-2 억제제가 심장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밝혀진 이상 SGLT-2 억제제는 엄연히 심장약"이라며 "최근 체중 감소를 통한 질환 치료의 연속성이나 예방 개념이 태동하고 있고, 이에 발맞춰 다양한 기전의 비만약 개발되고 있어 심혈관계 쪽에 보다 많은 치료 옵션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023-08-31 05:30:00학술

수술전 GLP-1 제제 투여..."중단해야" vs "근거없어" 대립각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제2형 당뇨병 및 비만약으로 사용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를 두고 학회들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GLP-1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이나 구토, 위염 등이 거론되는데 이같은 부작용이 수술 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술 대기 환자들에게 일정 기간 사용 중단이 필요하다는 것.반면 내분비 계열 학회들은 부정적 영향 가능성은 이해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의학적 증거가 없는 한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11일 미국소화기학회(AGA), 미국간학회(AASLD), 미국 소화기협회(ACG), 미국 위장내시경학회(ASGE), 북미소아소화기학회(NASPGHAN)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수술 전 GLP-1 작용제 중단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GLP-1을 둘러싼 갈등이 시작은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마취과협회(ASA)가 GLP-1 수용체 작용제에 대한 수술 전 관리 합의 기반 지침을 발표, 도화선에 불을 당겼다.GLP-1 작용제는 메스꺼움, 구토 및 음식물의 위 배출 지연과 같은 위장 부작용과 관련이 있다.미국소화기학회 등 5개 단체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수술 전 GLP-1 제제 투약 중단 지침에 대해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ASA는 "GLP-1 작용제의 위 비우기 지연은 전신 마취와 깊은 진정 과정에서 위 속 내용물의 역류와 폐흡입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GLP-1 작용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구토, 구토, 소화불량, 복부 팽창은 위 잔류 내용물의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소아과에서 GLP-1 작용제는 제2형 당뇨병과 비만에서 주로 사용됐고, 우려 사항은 성인에서 보고된 것과 유사하다"며 "전신 마취나 심한 진정을 시행하는 동안 GLP-1 작용제를 복용한 소아들은 성인과 유사한 속도로 위장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경고했다.위 비우기 지연 및 위 내용물의 역류, 폐흡입의 높은 위험성을 고려할 때 매일 GLP-1을 투약하는 환자의 경우 시술/수술 당일 GLP-1 작용제를 중단하고, 매주 투약하는 환자의 경우 시술/수술 일주일 전에 GLP-1 작용제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심한 메스꺼움/기침, 복부 팽만 또는 복통과 같은 위장 증상이 있는 경우 시술 연기를 고려하고, 위장 증상은 없지만 GLP-1 작용제를 권고대로 하지않은 경우 예방 조치를 진행하거나 가능하면 초음파로 위 용적을 평가해야 한다.이와 관련 AGA 등 5개 단체는 위장 장애 우려는 이해하지만 위험이 과장돼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 당뇨병 및 체중 감소의 치료에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 티르제파타이드, 엑세나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알비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및 리시네이드와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위를 비우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이는 진정 및 내시경 검사와 관련된 안전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증가된 위 관련 위험은 용량에 따라 다르거나 당뇨병 조절이나 체중 감소 용도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다만 폐흡입으로 인한 합병증의 상대적 위험과 관련된 데이터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상부 위 내시경 등을 위해 중간에서 깊은 진정 절차를 받기 전에 이러한 치료를 중단하는 것과 관련된 영향은 현재 알려지지 않아 임상적 절차를 마련할 수 없다는 것.학회는 "임상 전문의로서 응급 상황에서 설명할 수 없는 메스꺼움, 구토 및 상복부 통증뿐만 아니라 위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내시경 수행과 관련된 안전 문제에 매우 익숙하다"며 "이러한 약물이 내시경 검사 전에 언제 투약돼야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학회는 새로운 화합물의 사용에 관한 추가 데이터의 필요성을 고려해 마취과, 내분비학 및 업계와 협력해 내시경 검사 전에 약물 조정을 적절하게 알리는 데 필요한 증거 개발을 권장한다는 입장이다.
2023-08-28 05:30:00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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