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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재진료 통합 외치는 내과…타과 장벽 어떻게 넘을까

박양명
발행날짜: 2014-12-10 06:00:18

내과 "초·재진 중간 수준 통합 진찰료 필요"…타과 "내과 위한 것일뿐"

만성질환자면 다른 상병으로 와도 재진이다. 투약 종료 후 90일 이후에 왔을 때는 초진이다. 해당 상병의 치료가 종결되지 않고 계속 내원하면 내원 간격과 관계없이 재진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가 초·재진료 통합 카드를 또다시 꺼내들고 나섰다.

현재 초진료와 재진료 중간 수준에서 새롭게 진찰료를 책정해 단순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개원내과의사회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간담회를 갖고 초·재진료 통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내과가 미달이 나왔다. 그만큼 내과가 힘들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다. 내과는 고혈압, 당뇨병 환자가 60%를 차지하는 데 이들은 평생 재진 환자"라고 토로했다.

자료사진
재진료 착오 청구로 인한 삭감도 무시 못할 부분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이 발표한 '종별 초재진심사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원급 초재진료 삭감 건수는 67만건, 조정금액은 26억 1100만원에 달한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수많은 질병에 대한 개별적인 초재진 기준을 명확하게 산정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진찰료를 통합하면 노인 정액제 문제의 대안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진찰료 본인 부담금에 대한 환자 민원이 줄고, 착오청구 및 이의신청으로 인한 심사기관의 업무 부담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과 이익 위한 생각…사회 정의상 맞지 않다"

그러나 내과의사회가 초·재진료 통합 문제를 관철하기에는 현실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비인후과, 안과 등 초진 환자를 주로 보는 타 진료과목에서의 강력한 반대 때문.

초재진료 통합 문제는 2007년, 2009년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추진하기도 했지만 진료과 간 갈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타 진료과들은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카드이긴 하지만 '내과'가 어렵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관계자는 "재진료 착오청구 때문에 삭감 당하는 행정적 문제 때문에 진찰료를 통합해버리자는 것은 사회 정의상 맞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초진에 들어가는 행위와 노력은 재진과 엄연히 다르다. 고혈압 환자 혈압 재고 약 한번 주는 것과 처음부터 문진하는 거랑 어떻게 똑같나"라고 반문했다.

내과의사들의 이익만 위한 주장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대한안과의사회 관계자는 "진찰료 통합으로 내과가 손해를 본다면 이런 얘기가 나왔을까 싶다. 전공의 미달 등으로 내과에 닥친 위기 상황을 의료계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지 개별 진료과 이익을 위해서 나서는 게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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