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사태 이후 학계 관심에서 멀어졌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연구를 차의과대 차병원이 현실로 이뤄냈다. 심지어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차병원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체세포복제줄기세포 성공률을 7.1%까지 높임에 따라 세계 최초로 환자맞춤형 체세포복제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날 발표 결과는 30일 오전 1시(한국시간), 미국 줄기세포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셀스템셀 저널에 공개됐다.
이날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동률 교수(줄기세포연구팀·공동연구 정영기 교수)는 이번 논문은 전세계 줄기세포 연구가 진일보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셀스템셀 측은 차병원 연구팀의 논문의 영향력을 인정, 이례적으로 즉각 책자에 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체세포복제줄기세포 성공률 7%…임상적용 가능한 수준"
이번에 차병원 연구팀 연구의 핵심은 체세포복제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성공률을 7.1%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2014년 차병원은 체세포복제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성공률이 1~2%에 그쳤다. 이를 보완해 3배 이상으로 성공률을 높인 것.
이는 시험관아기를 임상에 처음 시행했을 당시 성공률이 5%를 훌쩍 넘긴 수준으로 조만간 임상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구팀은 망막질환을 가진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줄기세포로 만드는 데 성공, 조만간 치료제를 만들어 현재 식약처에 임상시험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차병원 차광렬 회장은 "이는 망막질환 이외 파킨슨 등 질병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차병원 연구팀 이외 임상 적용 연구에 뛰어난 연구팀과 함께 하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차병원 연구팀이 성공한 체세포복제줄기세포에 전세계 학계가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까지 줄기세포 치료시 면역줄기세포를 6개월에서 1년간 주입했던 것을 안써도 된다는 점이다.
차 회장은 "체세포복제줄기세포는 자기세포이기 때문에 면역줄기세포를 안 써도 된다"며 "그래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iPS(유도만능줄기세포)보다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체세포복제 방해하는 요소 억제 기전 밝혀"
그렇다면 차병원 연구팀은 어떻게 체세포복제줄기세포 성공률을 높일 수 있었을까.
연구팀은 난자의 질에 따라 복제줄기세포 결과가 달라지는 것에 주목, 체세포복제줄기세포 생성을 저해하는 난자에 후성학적 요인이 있음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 체세포복제를 방해하는 히스톤메틸효소(H3K9me3)의 활성을 줄여주는 효소(KDM4A mRNA)를 주입해줌으로써 난자의 질과 무관하게 일반 난자에서도 복제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차병원을 포함한 3곳이 체세포복제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상황. 문제는 일부 난자에서만 성공한다는 한계를 벗어나는 것인데 그 열쇠를 차병원이 풀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이 주도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가 위주로 돌아가던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줄기세포 연구의 흐름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가 위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체세포복제줄기세포 성공률이 7%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학계 연구방향도 변화가 예상된다.
황우석 사태 트라우마로 연구 제한…미국서 연구 아쉬워
남은 과제는 연구를 발목잡고 있는 윤리적 이슈.
실제로 이번 연구는 국내 관련 법령에 따라 국가생명윤리위원회에서 신선난자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아 미국(LA 차병원 등)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이동률 교수는 "국내에선 난자 사용에 대해 윤리적인 부분을 문제삼고 있지만 미국 등 해외에선 시험관 아기 시술 후 남은 난자는 연구용으로 기증하기 때문에 연구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는 한 사람이 기증한 난자만으로 1개의 체세포복제를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며 "국내에서도 체세포복제줄기세포의 연구가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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