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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폐기물 처리비 널뛰기 인상…개원가 '당혹'

박양명
발행날짜: 2016-02-24 05:05:58

지역의사회 "큰 폭 인상 이해불가" vs 업체 "10년만의 인상"

의료기관에서 배출한 의료폐기물<출처: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 홈페이지>
#. 서울 송파구 A원장은 최근 의료폐기물 처리비 인상 공문을 받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매월 의료폐기물 처리비로 2만3000원을 받았는데 앞으로 4만5000원으로 올리겠다고 업체가 통보했기 때문이다. 의료폐기물 처리비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오른 것. 이 개원의는 즉각 다른 업체로 바꾸고자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최근 의료폐기물 처리비가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개원가가 늘고 있다.

23일 일선 개원가에 따르면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들이 최소 5000원에서 약 2배까지 의료폐기물 처리비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의사회 고영진 회장은 "수년 동안 고정된 금액이었기 때문에 물가인상률 등을 고려해 5000원~1만원 정도의 인상은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너무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파구의사회에 따르면 월 3만원을 받던 한 업체는 4만~4만5000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송파구의사회는 회원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서울시의사회에 건의안건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고영진 회장은 "인상폭이 동일한 기준도 없이 업체마다 들쭉날쭉한데 의사가 비용이 상대적으로 싼 업체를 마음대로 바꾸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하며 "옮기고 싶은 업체에서 인수해주지 않겠다고 하면 더 비싼 값에 의료폐기물 처리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폐기물 수거 업체를 B에서 C로 바꾸려고 하면 C업체가 계약을 거부한다는 소리다. 거부하는 이유는 B와 C 업체가 같은 소각장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고 회장은 "의원급 의료폐기물 처리 계약은 배출자와 운반자, 처리자 간 3자 계약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의사들은 운반자가 어느 소각장에 가서 의료폐기물을 태우는지도 모른다. 정부가 나서서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폐기물 수거 업체 "인건비에 소각비 인상까지 남는 게 없다"

의료폐기물 처비리 인상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목소리에 관련 업체들은 "10년 넘게 동결됐던 비용을 이제야 인상하는 분위기"라며 "오죽하면 큰 폭으로 올렸겠냐"고 입을 모았다.

한 의료폐기물 전문 처리업체 대표는 "의료 수가가 해마다 조금씩 오를 때도 의료폐기물 처리비는 10년 넘도록 고정됐다"며 "물가도 오르고 인건비, 자제 값이 전부 오른 만큼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소각장이 소각비를 올리는 것도 의료폐기물 처리비 인상 요인"이라며 "같은 소각장을 사용하는 수거 업체들은 서로 잘 아는 사이라서 의사들이 업체를 바꾸려고 해도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서울 송파구의 한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 관계자도 "서울서 의료폐기물을 수거해서 소각은 충청북도 진천까지 가서 한다"며 "기름값이 인건비까지 더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 폐기물을 수거하면 한 달에 2만~3만원 받는데 수거 과정에서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아 4만~5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할 때도 있다"며 "의료폐기물관리법도 강화돼 처리를 잘못 하기라도 하면 벌금도 몇천만원씩 내는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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