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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보다 무서운 COPD 치료 실마리 풀었다

안창욱
발행날짜: 2005-10-18 11:25:54

서울아산 이상도 교수 '심바스타틴' 쥐실험 결과 효과 확인

폐암보다 무서운 병으로 알려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의학자가 5년간 연구 끝에 찾아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이상도(호흡기내과.사진) 교수는 지난 2000년부터 연구에 착수해 처음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가진 흡연 동물모델 쥐를 개발하고, 이 쥐에게 ‘심바스타틴’이라는 약물을 투여한 결과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세계 호흡기 및 중환자 의학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로 알려진 ‘미국호흡기 및 중환자의학회지’ 10월 15일자에 실렸다.

특히 이 교수가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린 실험쥐를 치료한 ‘심바스타틴’은 콜레스테롤 강하제로, 현재 전세계 심장 및 혈관질환자들이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다.

이에 따라 오랜 임상 기간을 거치지 않고도 환자들에게 곧바로 투여해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유용성이 있다.

이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치료에 사용하는 심바스타틴에 대해 용도 출원 특허를 획득한 상태다.

이상도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이 폐암보다 무서운 것은 폐암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이나 약물로 완치 가능하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피를 말리는 고통을 오랜 기간 겪으면서 사망하는데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심장과 폐질환을 통 털어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만성폐쇄성폐질환만 급증하고 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가 2020년이면 만성폐쇄성폐질환 사망률이 심혈관계질환과 뇌졸중에 이어 3위까지 급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치료의 실마리를 제시해 획기적인 연구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이상도 교수는 5년간 연구 과정에서 쥐가 담배를 피울 수 있는 특수한 장치를 개발하고, 하루에 10개비씩 1주당 5일, 꼬박 4개월 동안 흡연토록 해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린 쥐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

4개월간 담배를 피운 쥐와, 담배를 피우면서 심바스타틴을 복용한 쥐를 비교한 결과 두 비교군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 정도에 현격한 차이를 확인했다.

또 담배를 오래 피워 이미 만성폐쇄성폐질환이 걸린 쥐에게도 심바스타틴을 투여했더니 뚜렷한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李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일으키는 3대 주요 요소인 폐기종(폐에 구멍이 생기는 병)과 폐 고혈압, 기관지와 기관지 혈관 주위에 생긴 염증이 심바스타틴 투여 이후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밀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에서도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자 90% 이상은 오랜 흡연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숨이 가쁜 증상이 서서히 심해져 오랜 기간 환자를 지독하게 괴롭히다가 의식이 또렷한 상태에서 호흡곤란으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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