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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아프다...환자 고치는 당신의 건강은?

장종원
발행날짜: 2008-01-07 07:45:47

과로 스트레스로 크고 작은 질환과 직업병에도 '노출'

|신년 기획 | 의사 선생님 건강하십니까?

의사도 아프다. 직업병도 있을 것이고, 암과 같은 중증질환도 겪는다. 하지만 환자들을 고치는 당사자이기 때문인지 건강관리도 잘하고 '덜 아프지 않겠냐'는 것이 일반의 시각이다. 하지만 의사들도 '아프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메디칼타임즈>는 의사들의 건강실태, 또 건강관리 방안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병, 의사도 예외 아니다
② 건강관리 안 하는 의사들
③ 의사들의 건강관리 비법
"그 때 건강검진을 안했더라면..." 대구의 개원의 김모씨는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스스로 건강하다 생각하고, 자기 몸은 자기가 관리한다는 생각에 살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받은 건강검진 결과 위암 1기로 판정받았기 때문이다. 조기에 발견돼 다행이지, 하마터면 큰 일 날뻔했다고 김 원장은 지금도 생각한다.

개원의도, 의대교수도 "아프다"

의사들도 아프다. 여러 질환이나 직업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 원장의 사례는 낯설지 않다.

대구시의사회가 2004~2005년까지 330여명의 개원의들을 대상으로한 건강검진 결과, 김 원장의 사례처럼 3명이 암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았다.

의대 교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최고 의료수준을 가진 서울대병원이 지난 2005년 한해동안 교수진 112명을 종합검진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3명이 폐(폐결절, 폐육아종)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9명이 위·대장용종 질환, 8명이 간(간혈관종·간결절) 질환 5명이 갑상선(갑상선결절) 등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2003~2005년에는 갑상선낭종·갑상선유두암(3명), 위암(2명), 자궁근종(1명) 소견자로 밝혀져 모두 수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관계자는 “수술과 진료, 연구, 행정 등으로 인한 과로와 함께 상당수 교수들이 음주와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에게는 금주와 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강조하면서도 본인은 정착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떤 의사는 과거 전공의 시절 주사바늘 감염으로 아직도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위한 절제된 행동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사도 자유롭지 않은 직업병

노숙인을 진료하는 공중보건의사 고근준 씨는 한달에 한번은 몸살을 앓는다. 그는 "예전에는 1년에 한번 앓을까 했는데 노숙자를 진료하면서는 많은 병원균에 노출되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면서 "피부병 등에도 많이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도 직업병에 자유롭지 않다. 특히 격무에 시달리는 전공의는 더하다.

경희의대 가정의학교실 이수연 연구팀이 최근 전공의 203명을 대상으로 수련기간 중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 전공의들은 3년간의 수련기간중에 비만이 생기고 혈압이 높아지는 등 건강이 나빠지고 있었다.

수련시작전 비만으로 판정된 전공의들은 전체 전공의의 18.2%에 불과했으나 3년간의 수련후에는 26.6%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남자 전공의들은 수련전 23.7%에 불과하던 비만 인구가 32.3%로 크게 늘어났다.

혈압과 간기능 검사에서도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는 단 한명도 고혈압이 의심되는 전공의가 없었지만 3년간의 수련을 받은 전공의 중에는 7.4%(10명)에 해당하는 전공의들이 높은 혈압수치를 나타냈다.

또한 간기능 검사에서도 3년전과 비교해 AST이상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주로 알콜성지방간에서 AST비율이 증가하는 것을 본다면 이는 전공의들의 음주행태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를 수행한 이수연 전공의는 "대다수 전공의들은 응급실 당직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며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을 지속하고 있어 건강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로서 건강관리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전문 잡지 비즈앤이슈(대표 정동명)가 2005년 수도권 개원의 1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5.2%가 직업병이 있다고 응답했다. 직업병의 원인으로는 ‘반복되는 업무환경’과 ‘혼자에 대한 스트레스’가 각각 32.4%를 차지했다.

건강관리에 소홀한 의사들

이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병'과 관련한 사건들이 의료계내에서도 많았다.

지난 2005년 모 지역의사회 행사에서 40대 개원의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사망한 사건이, 올해는 모 지역의사회장이 뒤늦게 밝혀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의사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일반인의 그것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실제로 대구광역시의사회는 지난 2003년부터 경북대병원 등 5개 병원과 계약을 맺고, 희망 회원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참여자는 첫해 155명, 2004년 181명 등으로 그 수가 많지 않고, 더군다나 2005년부터 91명, 97명 72명으로 매해 줄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의사회가 지난 2006년 회원 1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4%가 어떠한 건강검진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회 관계자는 "검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많지만, 정작 개원의들이 근무시간과 겹치거나 하는 문제로 검진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의대 교수는 “정작 의사들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스스로 건강검진을 하기란 쉽지 않다”며 “몸에 자각증세가 느껴질 때 동료의 병원이나 인근 병원을 찾게 되지만 사실 병이란 자각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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