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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NCC 경영목표 공개…"병원도 실리다"

이창진
발행날짜: 2008-01-21 07:42:14

간담회서 생존전략 이례적 공표…제약계, 매출성과 발표 관행

제약계에 국한된 신년 기자설명회가 병원계로 확대되고 있어 폐쇄적 경영전략이 실리주의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해가 시작된 이번달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보령제약, 사노피-아벤티스 등 국내외 주요 제약사들이 지난해 성과와 올해 목표를 공표하는 기자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신년 간담회는 주요 제약사를 중심으로 매년 정례화 되고 있는 공식적인 언론 브리핑 자리로 새로운 제품군 개발 계획 등 업체별 파이프라인과 마케팅전략, 매출목표액 등 평소 같으면 언론노출을 꺼리는 보안정보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증시에 상정된 중견제약사 입장에서는 발전방향과 성장 가능성을 알려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책무가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점에서 언론 브리핑은 좋은 기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일부 병원에도 전파되고 있어 현실에 안주할 수 없는 의료계의 실정을 반증하고 있다.

먼저, 이달부터 동양 최대의 암센터 운영에 돌입한 삼성서울병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수 연구진 영입과 연구전략, 양성자치료기 도입 등 자본력으로 중무장한 삼성의 위력을 재천명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측은 단순 치료에서 벗어나 연구중심의 세계적 암센터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암 검진 고급화와 연구비 지원 등 예산확충 사업도 부인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국가기관인 국립암센터는 지난주 언론 브리핑에서 특허출원과 SCI 발표수 등 연구분야 실적을 강조함과 동시에 환자수와 병상 이율율 등 진료수익 관련 자료를 이례적으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대다수 대형병원들은 연초가 되면 병원장을 중심으로 경영진 회의나 진료과장 회의, 임상교수 워크숍 등 내부적인 회의를 통해 수치와 통계에 기반한 병원발전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들은 새로운 전략인 신·증축과 장비도입 및 클리닉 개설 등 수익과 관련된 사업임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의료가 지닌 이중성에 스스로 매몰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병원 한 보직자는 “미국 등 선진국 같으면 경영진이 기부금 확충을 위해 발로 뛰며 연구와 건물증축 비용을 마련하고 있으나 한국은 알아서 살아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연구와 진료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나,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수익성 중심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며 아이러니한 병원계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현재 약제비 적정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약계가 BT의 한축인 제약산업화를 천명하면서 수익성 추구 이면에 공공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해 매출 증가의 당위성을 정부와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알리고 있다.

반면, 병원계는 공공성에 매몰된 의료정책의 문제점에는 소리를 높이면서도 자신들의 수익사업은 드러내지 못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친절과 미소, 설명 등 고객중심으로 변모하는 대형병원들이 새롭게 추진 중인 센터화 수익모델과 인센티브제 등 성과주의 전략을 더 이상 숨기지 말고 의료기관의 생존전략을 양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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