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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만호 회장 간선제 오판…반대운동 나설 것"

이창진
발행날짜: 2009-05-08 06:47:17

민초들 기자회견 발언 비판 고조…"직선제 의지 피력해야"

간선제 논란을 비껴가려는 경만호 집행부의 입장에 대해 민초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간선제에 대한 입장과 소모전으로 평가절하한 발언에 대해 “사태를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경만호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인 만큼 왈가왈부하기 어렵다”면서 “많은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간선제로 역량을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간선제를 현안의 후순위로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경 회장은 이어 “간선제 문제로 인한 회비 미납은 있을 수도 없는 얘기”라면서 “일본도 의사단체가 4개 생긴 적이 있으나 때가 되면 없어졌다”고 말해 의료계 내부에서 일고 있는 회비 미납과 별도 의료단체 주장에 의연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경 회장은 또한 “간선제로 의료계가 혼란과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말하고 “이 문제는 내년 정기총회에서 직선제가 올라오면 바꿀 수 있는 사항”이라며 대의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이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경 회장의 해법을 기대했던 개원의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인천 한 중견개원의는 “경만호 회장이 현 상황을 오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일부의 목소리로 생각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의도가 곳곳에 배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선제로 어렵게 당선된 경 회장이 불만에 찬 회원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야 했다”고 말하고 “설사 ‘뻥 카’가 되더라도 간선제 의결과정의 문제점을 명확히 짚고 가겠다는 직선제 고수 의지를 피력해야 했다”며 원칙을 내세우며 교묘히 빠져나가는 모양새를 질타했다.

서울의 한 개원의도 “경만호 회장이 플라자에 올린 복지부에 정관변경 허가신청을 내는데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은 무마용으로 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면서 “플라자 뿐 아니라 의사 관련 사이트를 중심으로 간선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중진 개원의는 “아직 회원들이 간선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해 이 정도지 어떻게 얻은 직선제인데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달내 모임을 만들어 대대적인 간선제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평가 절하된 회원의 목소리를 조직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피력했다.

“직선제 열망 회원들 기대 부응 못해 무너졌다”

한편에서는 일부 회원의 문제제기는 이해하나 민주적 절차에 입각한 대의원회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한 개원의협의회 임원은 “왜 간선제가 통과됐는지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직선제가 되면 민초들의 입장이 다 반영될 줄 알았는데 회비 납부에 따른 선거권 제한 등으로 개원의 보다 전공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젊은 의사들의 표심에 좌지우지된 직선제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결국 직선제의 열망이 지난 8년간 회원들의 변화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무너졌다고 봐야 한다”고 전제하고 “허니문 기간도 없어진 경만호 회장 입장에서는 강성회원들의 불만을 무마시키기 위해 쇼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곤경에 처한 경만호 집행부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대의원회 결정으로 촉발될 간선제 논란은 신구세대간 갈등에서 의협의 불신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만호 집행부의 냉철한 위기관리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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