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회사가 판매계약을 목적으로 병원에 TV, 컴퓨터, 인테리어 비용을 지불한 것은 접대비로 보기 힘들다는 결정이 나왔다.
조세심판원은 최근 혈액투석기 소모품을 병원에 판매하기 위해 정수기와 TV등을 병원에 무상으로 임대해줬으나 국세청이 이를 접대비로 판단해 과세하자 이에 불복해 심판조정을 신청한 의료기기회사의 주장을 인정해 국세청의 과세결정을 조정했다.
심판원의 결정서에 따르면 의료기기업체인 A사는 필터, 투석액 등 혈액투석기기 관련 소모품을 독점 판매하기 위해 B병원에 TV와 컴퓨터 및 인테리어 시설 등을 무상으로 임대해줬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러한 임대가 병원에 제공한 접대비라고 판단해 접대비 초과금액에 대한 부가세 공제를 취소했다.
국세청은 "해당 병원에 TV와 오디오시설, 컴퓨터 등을 제공한 것은 특정 거래처와의 친목을 두텁게 하기 위한 것이므로 접대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사는 이러한 기증이 연구기금 지원을 통한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이며, 영업권과 관련이 있는 만큼 이를 접대비로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조세심판원은 27일 "B병원에 혈액투석 관련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TV, 정수기 등을 제공한 것은 별도의 계약이 아니라 혈액투석기기 관련 소모품을 유상으로 판매하기 위한 패키지 일괄계약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또한 이러한 기기와 시설을 병원에 무상으로 설치해 주고 이용하게 한 것은 A사가 자사의 제품을 5년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기 위한 대가관계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심판원은 " 쟁점이 된 인테리어 등의 시설은 취득원가가 매출금액의 6.1%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그 비용은 의약품 판매증진을 목적으로 지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따라서 이를 접대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심판원은 "따라서 국세청이 A사가 거래병원에 무상임대한 집기비품 5억원은 접대비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이를 과세에 익금불산입해 과세표준과 세액을 조정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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