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KTX 개통이 불과 보름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병의원들이 이에 대한 대응법을 찾느라 부심한 모습이다.
이들은 환자 유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면서도 예전처럼 대책없이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구간을 완공하고 다음달 1일 본격적으로 개통한다고 17일 밝혔다.
동대구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현재 2시간 40분이 소요됐던 서울~부산 구간을 2시간 1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부산이 반나절 생활권 안에 포함되는 것이다.
또한 오송역을 비롯, 경주, 울산에도 KTX 신역사가 생겨 서울에서 울산역까지도 2시간만에 이동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보다 더욱 빠른 이동수단이 생기자 역사 인근 지역 병의원들은 다소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KTX 1단계 사업이 시작되면서 서울로 상당수의 환자가 유출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부산에서 타 지역으로 유출된 환자는 62만명에 달한다.
또한 부산발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정책보고서를 통해 KTX 2단계 사업이 개통되면 무려 전체 환자의 27.9%가 서울로 유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의 A대병원 관계자는 "불과 몇십분 차이가 큰 영향이 있겠냐는 분석도 있지만 환자들이 느끼는 체감시간은 전혀 다를 것"이라며 "일정 부분의 유출은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문제는 최근 부산에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개원하면서 지역내 경쟁도 치열해 졌다는 것"이라며 "지역 환자들이 나눠지는 상황에서 서울로 유출되는 환자가 늘어난다면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울산지역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타 지역의 고민으로 치부했던 KTX 환자유출 문제가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울산의 B대병원 관계자는 "KTX가 개통된 초반에는 환자가 유출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며 "하지만 지역 의료계와 힘을 합쳐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유출 환자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속에서도 지역 병의원들은 과거처럼 일방적인 유출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지역 의료 인프라도 이제는 서울권과 비교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서울의 몇몇 대형병원들이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병원만해도 전국에 유일한 중입자가속기가 있다"며 "유출되는 환자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우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에서 찾는 환자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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