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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급이상 간호조무사 채용 금지해야"

전경수
발행날짜: 2003-07-12 06:03:56

치협, "의료서비스 향상과 인력수급 개선 위해"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정재규)는 11일 2차 병원 이상에서는 간호조무사 채용을 금지하고 간호사만을 채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치협 최동훈 법제이사는 11일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부족한 간호조무사 인력의 수급 개선을 위해 병원급 이상에서는 간호조무사의 채용을 금지하고 1차병원에서만 채용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것이 치협의 공식적인 입장”임을 확인했다.

최 이사는 “병원급 이상에서는 실질적인 의료행위가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간호조무사는 하는 일이 별로 없으며 간호사들이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같은 내용의 의료법 개정방안을 의협과 공동으로 전개해 나갈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치협의 이런 입장은 한마디로 일선 병원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오히려 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아무런 자격증도 없는 이들을 병원보조원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채용해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빼앗고 있는 상황에서 간호조무사의 활동 범위를 의원으로 축소한다는 것은 말도 안 돼는 주장”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또 “현재 배출된 간호조무사 인력이 29만명에 달하지만 실제 고용된 인원은 7만명에 불과하다”면서 “어떻게 간호조무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을 할 수 있느냐”며 치협의 입장을 반박했다.

대한병원협회 역시 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병협 백성길 법제이사는 “지금처럼 1차 의료기관과 2차 의료기관의 위상이 확실히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논의 대상이 안 된다”면서 “치과의원들이 간호조무사 인력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된 후에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병상수 축소 등으로 최근 의원들의 돈이 병원들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타개해 보려는 시도로서 해석된다”면서 “하지만 종합병원에도 분명 의원과 마찬가지로 외래 환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간호조무사의 일손이 필요한 현실에서 이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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