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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난 병원 살리는 '마이더스의 손'

발행날짜: 2011-04-04 06:43:01

김상갑 에이성형외과 본부장

대구 지역에서 일명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병원을 황금으로 만들지는 못해도 적어도 살려는 놓는다. 7년간 부도 맞은 병원을 3개나 살려놨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의료계의 '마이더스의 손', 혹은 '병원 고치는 경영쟁이'다.

이름은 김상갑. 의료계에 발을 들여놓은지는 올해로 8년째다. 우연한 기회가 그를 의료계로 이끌었다. 시초는 2003년 한 통의 전화다.

"김씨, 부도난 병원이 있는데 좀 살려주소."

아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전화. 이게 김씨의 인생을 바꿔놀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건설사 우방 그룹에서 문서 표준화(ISO9007), 시스템 공정 등을 배우다가 나와 자기 사업을 꾸리고 있던 중이었다.

부도난 병원은 Y병원. 의료계 경험이 전무하던 터라 경황이 없었지만 일단 아픈 병원을 살리고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공정률 33%에서 부도가 났더군요. 도와달라는 말에 몇번을 고사하다 그럼 개원까지만 봐주겠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병원도 건설 경영과 똑같다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곧이어 뼈저린 후회가 시작됐다. 부도난 병원을 가서 보니 자금 계획도 없고 의사 결정에도 규칙이란 것도 없었다. 아웃소싱을 줄 건 주고, 인테리어 업체들에 경쟁 입찰을 시켜 병원 건설 비용을 최대한 깎아야 하는 데 이런 과정이 전혀 없었던 것.

그야말로 업체들의 농간에 의사들이 '봉'이 되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기억한다.

"업체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건물을 세워 올리는지 의사들은 알지 못해요. 한마디로 업체에 당하기 십상이란 뜻입니다. 돈이 더 들었다, 더 들겠다, 해도 의사는 '어쩔 수 없지'하고 마는 거죠. 공사에 대해 모르니까요. 공사가 시작되는 순간 건설업체들에 의사들은 손쉬운 '먹잇감'이 되는 겁니다."

건설사 출신이라는 이점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김 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당장 공기를 단축하라고 업체를 쪼기 시작했다. 건설사에서 잔뼈가 굵은 그에게 인테리어, 건설 업체들의 '눙'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공기 단축으로 차입금, 이자 등 급한 불은 일단 끌 수 있었다. 김 씨가 어렵게 매달린 끝에 6개월이 지난 후 Y병원은 개원을 했다.

개원 후 김 씨는 더 바빠졌다. 경영 분석과 자금 운용 계획, 마케팅, 조직 관리 등 병원이 혼자서 일어설 수 있게끔 '독자 생존법'을 가르쳤다.

약속은 약속. 개원 때까지만 도와주기로 한 약속을 위해 그는 떠났다. Y병원에 그는 없지만 그가 설계한 병원 관리 '시스템'은 그대로 남아있다.

아직도 Y병원은 쏠쏠하게 운영되고 있다. 배가 아플 법 한데 김 씨는 '후회는 없다'고 담담히 고백했다. 의료계에 더 이상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아픈 병원은 계속 그를 찾아왔다.

이번엔 2006년. R병원이었다. Y병원에서 있었던 과정이 다시 한번 반복 됐다. 그는 '시스템'을 남기고 나왔고 R병원은 대구에서 일명 '철옹성'으로 통할 정도로 컸다.

분만의 80%를 차지하는 R병원은 김 씨의 작품. 경영을 도맡아 하고 싶었지만 경영진이 약속한 '경영에 대한 전권 위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나왔다.

또 한번 기회가 왔다. 2008년 금융 위기가 찾아온 것. 개원을 준비 중이던 D병원이 힘없이 주저앉았다. 공정률 95%였다.

남들은 다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그는 2008년 9월 개원 약속을 지켜냈다. 밤잠 줄이고 병원 건설 부지에 눌러살다시피 해 이뤄낸 결과다.

그는 D병원을 살려놓고는 또 훌쩍 떠났다. 지독한 역마살이다.

이번에 정착한 곳은 작은 성형외과 의원이다. 직함은 '경영본부장'을 달고서.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병원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일명 '잠룡'이 됐거나 용이 되지 못한 채 '이무기'가 됐다고 수근 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꿈 하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와 의료가 복합된 새로운 차원의 메디컬 센터를 만드려고 생각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현재 같이 일하고 있는 동업자들과 뜻을 합쳐 병원 브랜드를 창조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제가 '이무기'인지 '잠룡'인지는 밝혀지겠지요."

제대로 된 병원 경영자가 되는 게 최종 목표라는 김상갑 씨는 의사의 수익과 환자의 만족도가 서로 호응하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마지막에 그는 "왠지 느낌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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