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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급여 재정 7천억 부족…병의원 숨통 죈다

안창욱
발행날짜: 2011-06-20 06:40:34

기금 고갈 심화, 환자들도 "저수가 때문에 고통" 비판

[초점] 의료급여 진료비 미지급 파동

의료급여 진료비가 매년 급증하면서 정부와 자치단체가 올해 의료기관에 지급하지 못하는 돈이 7천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복지부 배경택 과장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회장 박종성)는 최근 정신장애인 차별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어 정신과 수가 및 의료기관 적정성 평가제도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복지부 기초의료보장과 배경택 과장은 주제 발표에서 올해 예산 부족으로 인해 병의원에 지급하지 못하는 진료비가 7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 과장은 "지난해 의료기관에 지급하지 못한 의료급여 진료비 외상이 3264억원에 달했다"면서 "이는 수가 인상과 요양병원 진료비 증가 등에 따라 의료급여 재정수요에 비해 의료급여 기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환기시켰다.

이어 배 과장은 "결국 2011년도 예산으로 지난해 외상을 갚긴 했지만 올해 의료급여 예산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어서 연말이 되면 병의원에 주지 못하는 진료비가 지난해의 두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료급여 기금이 고갈되면서 2007년까지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진료비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매년 반복돼 왔다.

그러나 정부가 2008년 추경예산에 의료급여 재정을 반영하면서 2009년까지 2년간 진료비 미지급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2010년부터 또다시 기금 고갈 사태가 재연되고 있다.

특히 배 과장은 "진료비 미지급액이 늘어나면 병원 경영난을 초래할 수 있고, 과거처럼 의료급여 수급권자에 대한 진료 거부와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료급여 전체 진료비는 2006년 3조 9389억원에서 2007년 4조 2228억원, 2008년 4조 4735억원, 2009년 4조 7549억원, 2010년 4조 9572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 중 정신질환 진료비는 2006년 5096억원, 2007년 5210억원, 2008년 5526억원, 2009년 6875억원, 2010년 7218억원으로, 전체 의료급여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정신질환 의료급여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2008년 10월부터 정신의료기관 의료인 등의 인력 확보 수준에 따라 1일당 정액수가를 5개 등급으로 구분, 최고 5만 1000원(G1)에서 최저 3만 800원(G5)으로 차등지급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신질환 의료급여 환자들은 건강보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정신보건가족협회 이병범 대전지부장은 "병의원들이 그동안 정신질환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는지도 반성해야 하지만 환자들은 모순이 많은 의료급여수가 때문에 너무나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의료급여 수가가 낮다보니 병의원에 아무리 좋은 약을 처방하라고 해도 하지도 않고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신질환 일당진료비는 건강보험 환자가 평균 6만 364원인 반면 의료급여는 이보다 13~30% 낮은 3만 800원(G5)~4만 7000원이다.

의료급여 정신요법료 역시 건강보험의 30%에 불과하다.

그는 "양질의 약이 나와도 이런 부당한 의료급여수가 때문에 치료 효과를 높이지 못하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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