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세상에 병원에 가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입원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 입원을 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고, 입원료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급적 입원보다는 통원 치료를, 입원치료가 필요하더라도 단기 입원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병원의 입장에서도 장기 입원은 결코 달갑지 않다. 장기 입원의 경우 입원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진료비 청구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입원’으로 간주되어 삭감을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병원도 가급적 장기 입원을 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각 병원마다 장기입원 환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특히,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가 더욱 그렇다.
입원료의 상당 부분을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최고급의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병원은 장기 입원환자들에게 더 이상 상급종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퇴원을 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환자들은 이를 거부한다.
퇴원을 거부하는 환자들 중에는 의료사고를 주장하면서 계속적인 치료를 요구하거나, 보호자들로부터 방치되어 더 이상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때에도 병원은 진료를 거부할 수 없고, 환자를 강제로 다른 병원에 전원시킬 수도 없다.
의료법 제15조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정당한 이유없이 환자의 진료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병원은 이중 삼중의 손해를 입고 있고, 정작 상급종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은 치료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환자들을 상대로 퇴거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병원의 퇴거 청구에 인색한 편이다. 몇 해 전 어느 사립대 병원이 장기 입원 환자에 대해 퇴원을 요구하였으나, 법원은 병원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소송에서 대학병원은 뇌수술을 받은 후 발생한 뇌출혈 합병증으로 의식저하 및 좌측반신마비장애를 입은 환자에게 입원 치료의 종결을 이유로 퇴원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법원은 환자의 상태가 반드시 3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현재 받고 있는 진료는 환자의 증상개선을 위한 것인 동시에 현상유지 및 증상의 악화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그러한 치료를 받기 위해 통원하는 것이 불편한 경우에 해당해 입원의 필요성도 있으므로, 병원의 치료가 모두 종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병원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즉, 환자가 꼭 3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라도, 입원의 필요성이 있다면 환자들을 강제적으로 퇴거 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당한 장기입원 환자들이 많아질수록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과 같이 주로 급성기 환자들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병원에서 부당한 장기입원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병원이 퇴원 요구를 하였음에도 환자측의 거부로 부당하게 장기 입원을 하게 되면 심평원이 ‘불필요한 입원’이라고 판단하여 입원료를 삭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병원의 입원료 청구를 삭감하기 위해서는, 먼저 병원측에 퇴원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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