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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특구병원 건강보험적용 추진

장종원
발행날짜: 2004-08-03 12:20:01

외국병원, 브랜드·의료진 투입 대가 이윤 30% 요구

인천 경제자유구역내 외국병원 유치와 관련, 외국 병원의 과도한 요구와 우리 측의 소극적 대응으로 불평등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2의 을사조약’이라는 거친 표현까지 쓰고 있어 이후 협상결과에 따라 큰 사회적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재경부 산하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이 추진하고 있는 외국 병원 유치가 난항을 겪으면서, 기획단과 외국 병원들이 국내 건강보험의 근간을 흔들만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재경부는 외국병원 유치를 위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국내 의료비의 6배 수준의 balanced billing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요고객은 해외 환자보다는 고소득층 내국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alanced billing은 국내보다 5-6배의 높은 수가를 보장하면서도 국내 건강보험만큼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이를 적용하면 환자들은 건강보험 적용 분만큼 본인부담금이 줄어들게 된다.

당초 영리법인과 내국인 진료 허용 안은 지속적으로 알려졌으나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방식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의료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발과 함께 국내 건강보험 체계의 대혼란이 예상된다.

국내 진출을 고려하는 외국병원들은 브랜드와 일부 의료진을 제공하는 대신에 건강보험 적용과 이윤의 30% 가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 재경부, 경제자유구역청 모두 “외국과의 협상 진행과정중이며, 대외비이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해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협상 과정 중이기 때문에 다양한 조건을 두고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면서 “병원유치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재경부가 이런 제안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연대회의 이진석 정책위원은 “중국을 보더라도 의료개방에 있어 실리적으로 접근한다”며 “기술투자만 한 경우에는 과실송금이 불허용, 중국과의 합작투자만 허용, 수련병원 지정통한 기술이전 등 다양한 규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석 위원은 “재경부는 해외병원 유치를 통해 가져올 국내 보건의료제도에의 파급력과 실리는 고려치 않고 병원 유치에만 전력을 기울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 재경위 소속 모의원은 외국병원 유치와 관련 재경부에 정보공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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