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이 21일 복지부가 지난 5월부터 CT, MRI, PET 등의 영상장비 수가를 대폭 인하한 것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와 함께 수가인하 효력을 항소심 판결 때까지 정지해 달라는 병원들의 집행정지 신청도 인용했다.
복지부는 병원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CT, MRI, PET 상대가치점수를 각각 15%, 30%, 16% 인하하는 안을 건정심에서 의결하고, 5월부터 적용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복지부가 전문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치지 않고 직권으로 영상장비 상대가치점수를 인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선고했다.
행위, 치료재료 결정 및 조정기준 10조에 따르면 복지부장관은 직권으로 요양급여 대상 여부, 상한금액 결정 조정 등을 할 때에는 평가를 거쳐 결정 또는 조정할 수 있다.
복지부가 직권으로 상대가치점수를 결정 조정할 수 있지만 반드시 전문평가위 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위반한 것은 위법이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영상장비 수가 인하를 강행했다. 전문평가위 평가도 생략했다. 병원계가 이를 문제 삼았지만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하나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게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역할이다. 건정심은 복지부가 이처럼 전문평가위 평가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복지부의 거수기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다.
의협과 병협이 건정심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건정심 위원 구성 자체가 중립적이지 않고,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비판을 복지부가 언제까지 무시할지 두고 볼 일이다.
여기에다 복지부는 서울행정법원이 수가인하고시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지만 우왕좌왕하고 있다.
복지부는 21일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판결문이 도착하면 현 고시는 곧바로 효력정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22일 진료분부터 수가인하 효력을 정지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복지부 홈페이지에 올렸다.
적법절차를 무시한 영상장비 수가 인하로 의료기관들은 수백억원의 손실을 봤다. 복지부는 관련 공무원들을 문책하고, 이번 기회에 건정심의 존폐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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