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집행부 불신임에 대다수가 동의한다는 설문조사가 나오면서, 늦어도 오는 11월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상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내부에서 임현택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 발의가 논의되고 있다. 기존에도 현 의협 집행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임현택 회장 불신임에 85%의 의사가 동의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효 응답자 1982명 중 85.2%인 1689명이 의협 임현택 회장 불신임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무능과 언론 대응 문제, 독단적 회무가 지적됐다.
이와 관련 의협 A 대의원은 "설문조사가 나오고 불신임안에 대한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 어떤 집행부가 출범하던 관행처럼 6개월은 탄핵안을 발의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데 마침 그 시기가 11월"이라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그 이후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을 통화로 나눴는데 조만간 연판장이 돌 것 같다"고 말했다.
B 대의원 역시 "설문조사 결과와 대의원들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실제 탄핵까지는 몰라도 불신임안 자체는 쉽게 발의될 것 같다"며 "원래도 탄핵 얘기는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 설문조사가 나오면서 불이 댕겨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과 임원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총 242명 중 3분의 1 이상인 81명이 동의해야 발의된다. 현 집행부에 불만을 가진 대의원이 많아 이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C 대의원은 "힘을 모아도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집행부는 오히려 의료계 내분을 야기했다"며 "이에 더해 의사들이 국민으로부터 대외적인 비난을 받게 했으니 의료계가 더 큰 혼란의 늪에 빠지기 전에 정리해야 한다고 본다. 대부분 회원의 뜻도 이와 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 탄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현택 회장의 무능과 불통이 지적되고 있지만, 이 문제가 실질적으로 어떤 피해를 끼쳤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한 의협 명예 실추 역시 임 회장의 발언에 동조하는 회원들이 있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전공의와의 불화와 간호법 통과 역시 온전히 집행부의 탓으로만 돌리긴 어렵다는 옹호 여론도 있다.
탄핵이 움직임이 의료계 내분을 외부로 드러내는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에 현 집행부를 유지한 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과 보궐선거를 진행해야 한다는 측이 갈리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한 의사단체 임원은 "하루가 급한 상황에 보궐선거가 이뤄진다면 후보 입후보와 선거 운동, 투표가 필요해 오히려 혼란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차라리 의협 집행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전공의 중심 비대위를 출범하는 편이 속도감 있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대의원은 "지난 임총에서 이미 집행부에 한번 기회가 주어졌다고 본다. 임 회장에 대한 회원 불만이 있지만, 비대위 구성 대신 집행부가 책임을 지고 현 사태를 해결하라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며 "하지만 사태 해결은커녕 임원의 간호법 관련 부적절한 발언 등 오히려 문제만 키웠다. 이제 집행부가 그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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